경제 위기 속 신년도 목회 방향/돌봄·위로의 목회 절실
어려운 이웃 위한 봉사와 구제 관심확대
직장선교와 멘토링, 상담목회 등도 부각
경제 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은 한국교회는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각오로 새로운 출발을 다졌지만 2009년도 목회 환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IMF위기 때만 해도 ‘경제위기는 곧 선교의 기회다’라는 공식이 통했지만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연이은 부도와 대량 실직, 경기 침체 등으로 절대적 위기에 빠진 성도들이 교회를 의지하기 보다는 다른 곳에서 해결책을 찾고, 귀족주의에 빠진 교회는 고난과 희생을 감내하거나 사회적 어려움에 동참하겠다는 의지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 위기의 본질일 수 있다. 그래서 더 이상 교회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성도들의 발길이 교회를 떠나고 이로 인해 헌금 감소로 교회의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경제 한파가 목회 현장에도 그대로 엄습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에 닥친 경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목회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회의 허리띠를 졸라 매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성도들을 돌보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목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봉사와 구제 사역
우선, 교회의 영향력을 높이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교회의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가 저소득층을 위한 구제사업과 섬김 사역에 나선다면 교회의 신뢰도가 점점 올라가고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목회 방향을 구제와 봉사에 중점을 둔 교회들이 많아 주목된다. 인천 송현교회(조광성 목사)의 경우 올해 예산을 사실상 삭감했지만 구제비는 오히려 더 늘렸다. 경제위기에 대비해 올해 예산은 예배와 선교, 목회자 사례비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줄였다. 그렇지만 사랑의 창문열기 행사, 극빈자 구제 등 기존에 지역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예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아무리 어려워도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을 감당하는 일은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제비를 늘린 것이다.
은평교회(한태수 목사)는 신년도 표어를 ‘풍성하게 채워지는 교회, 넉넉하게 나누는 성도’로 정하고 지역봉사와 구제를 한층 강화했다. 전 성도가 한 가지 이상 봉사 사역에 동참하는 것을 중점 사역 중 하나로 세웠으며, 지역사회 복지와 장애우 선교, 저소득층 선교 등 이웃사랑과 나눔을 늘리는 목회계획을 세웠다.
이밖에 사랑의쉼터교회(이근수 목사)는 내년도 예산의 40%를 선교비로 책정했으며 서귀포강변교회(박건국 목사)도 내년 예산 25%를 선교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위로와 돌봄의 목회
신년 목회에는 삶에 치친 성도들을 위한 돌봄과 위로의 목회가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제난국에 기업의 부도와 실직 등으로 지친 성도들에게 평안을 주는 위로의 사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 이를 위해서 우선 교리 설교와 말씀의 권위를 전하기보다는 위로와 소망에 관한 설교가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교인 대부분의 정신적인 충격이 크기 때문에 설교 내용도 일반적 내용보다는 고난의 의미와 극복, 재취업과 경제위기 극복 등 긍정적인 내용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또 가능하면 경제 위기와 관련된 실용적 재정조언이나 취업, 깨끗한 부자되기 등의 내용도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경기 회복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꾸준하게 갖는 것도 의미가 있다라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또한 우울증과 경제위기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상담 목회나 멘토링 사역 등도 신년에 알맞는 사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인의 절반 이상이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런 답답한 심정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멘토를 통한 상담이나 위로를 받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 일수록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선교가 위축될 수 있지만 반대로 경제위기를 이용해 직장선교로 선교의 돌파구를 마련하면 어떨까.
직장 선교 사역
그동안 소홀했던 직장사역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기독 직장인들을 위로하고 직장인 전도도 계획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 선교나 멘토링 사역에 다시 눈을 돌릴 것을 권하고 있다. 직장사역의 경우 황금알을 낳는 전도라는 것이다. 직장 선교를 강화해 직장교회를 세운다면 직장인에게 위로도 되고 전도의 결실도 커질 것이다. 목회전략컨설팅연구소 김성진 소장은 “이제 직장선교로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 제도적인 교회를 벗어나 직장 같은 곳에 기능적 교회를 세우는 것이 미래 교회의 방향이다”면서 직장선교를 강조했다.
밖에 실직자를 위한 교회의 특별한 프로그램도 필요하며, 노숙자 등 절대 빈곤층에 대한 돌봄과 구제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