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산교회 전도 왕 이순영 권사 ③

영적 싸움이 시작된 가정

2016-03-16     정영남 목사(샘교회)

가정의 형편이 나아지자, 시어머니에게서 문제가 생겼다. 시어머니가 갑자기 주술을 외우듯 입을 들썩거리며 생전 처음 본 사람도 늘 봐왔던 것처럼 지나온 과거사를 다 알고 얘기했다. 그래서 금방 ‘아무개는 귀신들려 점쟁이가 되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고, 점을 치러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오자 큰 방에 신당을 차려 그녀의 집이 아예 점집이 되어 버렸다.

시어머니가 섬기는 귀신은 선호동자였다. 선호동자를 부르면 세찬 바람과 함께 들어와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루는 어느 분이 돈 보따리를 잃고 찾아 왔다. 그 돈이 어느 산 어느 바위 밑에 있으니 가서 파보라고 점을 쳐 주었더니 부리나케 달려가 돈보따리를 찾았다고 한다. 이런 소문에 사람들이 더욱 북적댔고 정치인들도 상당수 드나들었다.

순영 씨는 어느 덧 아들 넷에 여아까지 5남매를 낳았다. 그러던 어느 성탄절에 큰 아들 형근이와 둘째 형주가 동네에 있는 채산교회를 갔다. 당시는 성탄절 때 어린이들을 초청해 떡이나 과자 등 많은 선물을 주었기 때문에 교회는 어린이들로 가득했다. 형근이 형제가 한 번 교회에 갔다 오더니 주일마다 빠지지 않고 계속 교회에 나갔다. 하나님의 은혜가 시작된 것이다.

이순영은 심장병이 있는 몸인데, 장사하느라 제때에 밥을 먹지 못해 위병까지 얻어 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마침내 자리에 눕게 되었다. 남편이 한의사를 불러다 진맥을 했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어도 병명도 모르고 백약이 무효였다. 서른 셋 젊은 나이에 사경을 헤매고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다. 사경을 헤매는 환자 입에서 갑자기 “목사를 불러, 목사를 불러!” 하는 것 아닌가? 점쟁이 집에서 청천 벽력같은 소리였지만 죽어가는 마당에 며느리 소원이라도 풀어주자고 즉시 가까운 채산교회로 연락했다. 곧 성도들과 백기봉 전도사가 달려와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불쌍한 딸을 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예배를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 환자가 “아, 배고파”하고 말했다. 거의 한 달 동안 죽 한숟가락도 들지 못 했었는데,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신자들이 급히 죽을 쑤어 먹였다. 그로부터 차츰 병이 호전되더니 한 달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러자 “점쟁이 집에서 귀신이 못 고친 병, 예배당에서 죽을 사람 살렸다네!”하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순영은 자기의 병을 하나님이 살려 주셨다는 확신이 왔다. 그래서 시어머니가 한사코 막아도 주일에는 채산교회로 갔다. 성도들이 집에 와서 예배드리는 날이면 시어머니는 “애미가 교회 다닌 것 선호동자가 싫어하는데 예수 믿는 사람들까지 집안으로 끌어들여?”하고 화를 냈지만, 안방에서 “구주 예수 의지함이 심히 기쁜 일일세”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죽음의 직전에 예수님 때문에 살아난 순영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며 설교를 듣고, 마음을 다해 기도하다가 은혜를 받게 되었다. 예수님이 내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대신 돌아가신 것을 깊이 생각하니 눈물이 나오면서 회개가 터졌다.

이제 더 이상 귀신을 불러들이는 시어머니를 그대로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시어머니 속에 있는 귀신을 몰아내고 온 가족이 하루속히 주님을 믿는 가족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녀는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함이 없다”고 하신 말씀을 붙들고 금식기도하기 시작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