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원하는 마음

2008-12-13     홍재오 장로(서울대신교회)

불황의 여파로 인한 탄식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아마도 이 경제 불황이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남의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언젠가는 그 여파가 나에게도 어떤 형태로든 다가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벌써 교회에 경제 불황의 여파가 찾아오는 것 같다. 지방회 회계를 맡아 한 해의 살림을 지혜롭게 하기 위하여 엄살을 부리기도 하고 약간은 엄포로 재정을 충당한다. 지방회 재정이 마이너스가 되니 지방회비를 납부해 달라는 전화로부터 임원회 결의사항으로 행사나 임직식을 하여야 하는 교회는 지방회비를 다 내야 허락한다는 내용의 전화를 하여 예산을 확보했다.

그럴 때마다 교회들로부터 헌금의 계수치가 줄어들고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를 종종 듣는다. 왜 어렵냐고 물으면 신자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교회의 무리한 건축과 대지구입으로 인한 이자 부담, 교회부흥이 안 되는 문제 등이 이야기된다.

이제 50을 넘어서 60을 향해 가는 나는 늘 양면에 서서 생각해 본다. 예수를 잘 믿겠다고 하지만 서로의 감정이 오가는 상황에서 나만의 입장에서 판단하면 다툼이 생긴다. 한번 마음먹으면 여간해서는 마음을 바꾸지 않는 것이 신앙인인데, 때론 이런 신앙의 태도가 일반화되어 분열과 갈등이 있기도 하다.

나에게도 많은 갈등과 시련과 분열의 신앙시대가 지나갔다. 물론 내 신앙과 다르면 앞으로도 고집을 세우고 다툼과 분열도 불사한다는 마음이 있는 것은 혈기이며 젊음으로 살아가겠다는 마음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말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우리 교단도 총회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겪어보지 않은 일이지만 총회장이나 임원으로 입후보 하는 이유로 예수를 믿고 직분을 받고 보니 더 많은 일을 해 보겠다는 것과 다른 것들을 해 보았는데 이것만은 안했다는 것과, 나 정도면 당연히 이런 위치에 서야 하는 것과 같은 명예심 등과 옆에서 충동하는 지인들의 영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거운동 할 때 두 서너 달은 정말 너무나 낮은 자세를 보여준다. 그러나 당선되고 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자세를 바꾼다. 신앙인에서 권력을 쥔 사람으로, 목이 뻣뻣한 사람으로, 낮은 자세가 아닌 고자세로…. 분명 찾아와서 인사하고, 일어나서 고개 숙이며 악수 청하는 자세가 아닌 허리 펴고 목을 세운 자세로 바뀐다. 명분은 섬기며 봉사하겠다는 것이고 헌신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어느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장로로 세움을 받은 지 10년이 넘어가면서 경력과 이력이 불어 나간다. 그러나 신앙은 집사 때만도 못한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우개가 있다면 지워야 하는 삶이라는 반성도 든다. 물론 회개를 통한 지움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교단을 대표하여 일한다고 하는 지도자들만은 신앙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함으로 우리 교단도 존경받는 많은 원로들이 많아지길 원하는 마음이다. 내 사람이 아닌 주님의 사람들이 있고 나의 편리성이 아닌 우리의 목적의식이 분명한 신앙의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교회는 분명 사회를 이끌어 가야하는 신앙의 공동체이다. 사회의 법과 양심을 넘어서 신앙의 법과 잣대를 가지고 있어야만 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영혼의 문제를 말하면서 실상은 사회보다 못한 행동을 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비롯한 우리 교단 모든 직분자들이 다시한번 자세를 바로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성결교회의 전도표제는 중생, 성결, 신유, 재림 곧 사중복음이다. 이 표제를 가지고 전 세계를 향한 복음의 기치를 높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나는 믿는다. 경제가 회복된다는 것을, 그리고 성결교단의 미래에 분명 희망이 있다는 것을. 물론 하나님의 도움심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