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 보다 헌(獻) 교육 필요
헌금 강조 보다 진정한 의미 교육해야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세 가지 회심이 있어야 진정한 회심이 이뤄진다고 설파했다. 정신의 회심과 가슴의 회심, 그리고 돈지갑의 회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교회의 헌금에 대한 잘못된 습관이 문제가 되고 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점점 세속화 되고 있는 성도들의 돈지갑의 회심을 위해서는 헌금에 대한 교육이 교회에서 먼저 이뤄져야 한다.
성경적 헌금교육 필요
주일마다 으레 헌금을 하지만 막상 헌금에 대한 참뜻을 모르는 성도들이 많다. 그동안 헌금액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게 미덕이라는 가르침은 있었지만 헌금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교육은 적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헌금에 대한 교육은 ‘헌금은 신자의 의무’라거나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것’이라는 단순한 형태로 진행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강단에서 이러한 설교는 헌금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강요라는 오해를 받아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헌금을 일종의 투자로 생각하고 빚을 내서라도 헌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고, 헌금을 하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축복을 하신다는 공식이 성도들 내에 자리 잡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헌금교육을 전혀 하지 않아 교인들이 헌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헌금생활에 적극 동참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서울신대 오성현 교수(기독교윤리학)는 “헌금 교육은 올바른 헌금 참여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 전체를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서 헌금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돈)보다 헌(마음)이 우선
오 교수는 “헌금(獻金)은 말 그대로 ‘돈을 바친다’는 의미가 있지만 어느 쪽을 더 비중 있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헌금에 대한 자세와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헌금에서 중요한 것은 ‘금’ 아니라 ‘헌’이라는 것이 오 교수의 주장이다. 드리는 사람의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헌금하는 횟수나 금액이 아니라 드리는 자의 마음(헌)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없는 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헌과 금의 중요성이 뒤바뀌면 신앙마저 삐뚤어 질 수 있다는 것도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실제로 많은 액수의 헌금을 빌미로 교회의 임직을 요구하거나 발언권을 높이는 경우가 있다. 또 헌금을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헌금하는 액수만큼 하나님께서 반드시 보상하신다는 잘못된 신념도 문제다. 무조건 많은 액수가 신앙의 척도가 아니라 정당한 수입과 깨끗한 재물을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는 설교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은 재물보다는 바른 관계를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상기하면서 헌금은 또 하나의 신앙고백이자 예배 행위임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금내는 태도도 교육 대상
헌금하는 바른 습관이나 태도도 훈련할 필요가 있다. 헌금을 미리 준비해서 드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예배시간에 계산해야 하며, 이럴 때 예배자의 마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헌금을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헌금을 체면치레나 다른 사람의 눈치 때문에 한다면 결코 즐거울 수 없다. 헌금에 대한 지나친 강요도 헌금의 진정성을 헤칠 수 있기 때문에 자발적인 헌금을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
십일조에 대한 바른 이해도 필요
헌금 생활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십일조다. 이런 십일조에 대한 바른 이해도 필요하다. 한국교회 성도들의 절반이상이 십일조를 하고 있지만 최근 십일조에 대한 성경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서학자들은 십일조의 근거는 성경의 창세기를 비롯해 레위기, 민수기 등에 고루 나오고 있으며, 그 방식은 첫 열매나 소출, 10번째 우리에 들어가는 양 등을 바치는 식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약에서도 십일조를 빙자해서 하나님께 드렸다고 핑계를 대고 부모님을 공경하고 섬기지 않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예수님께서 책망한 내용이 나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십일조 사용처다. 바른 사용처가 결국 헌금에 대한 산교육이 되기 때문이다. 김병모 교수(호남신대)는 “신명기를 보면 삼년에 한번 씩 그해 거둔 십일조는 나그네와 고아, 과부, 제사를 맡은 레위인이 배불리 먹는데 쓰게 했다”면서 “십일조는 하나님에 대한 제물, 성전 건축과 보수, 사역자 보수 뿐만 아니라 십일조를 낸 사람이 이웃과 화해하기 위해 벌이는 잔치, 고아와 과부 등 어렵고 힘든 이웃을 위해 쓰게 했다”고 말했다.
헌금을 바르게 사용하면 결국 헌금하는 손길도 그만큼 늘어나고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 그래서 헌금의 바른 사용법은 드리는 교육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드리는 자의 마음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헌금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헌금교육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