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총회도 파행 … 양 당선인 소송준비
행정혼란 불가피, 사태해결 실마리 안보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가 결국 제28회 총회 파행으로 이어졌다. 고수철 김국도 목사 양측으로 갈린 기감 내부는 향후 교단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다.
기감은 지난 10월 30일 안산1대학에서 제28회 총회를 개최했으나 김국도 목사(임마누엘교회)측은 회의장소인 강석봉기념관 대강당을 점거하고 대학본관 학장실에 있던 신경하 감독회장과 고수철 목사(흑석동제일교회)의 출입을 원천봉쇄했다.
당초 개회 시간을 한 시간 넘긴 12시, 강단에 올라선 김승현 감독이 임시의장 직무대행으로 개회를 선언하고 이어 전 선거관리위원장 장동주 목사가 김국도 목사를 감독회장 당선인으로 공포했다. 이 때 본부직원이 올라와 “신경하 감독회장 없이 진행된 총회는 불법”이라며 거칠게 항의했지만 강단에서 떠밀리는 등 개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국도 목사가 의장을 맡으려 강단에 올라서자 김 목사를 인정하지 않는 일부 총대들의 야유와 페트병 물세례가 쏟아졌다. 김 목사는 “점심시간”이라며 곧바로 정회를 선포하고 강단을 내려왔다.
총회가 개회되고 난 뒤에야 봉쇄가 풀린 신경하 감독회장과 고수철 목사는 사설 경호업체의 경호를 받으며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김국도 목사측과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고 욕설이 오가는 등 대강당 로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부상자 발생 등을 우려, 진입시도를 포기한 신 감독회장과 고수철 목사는 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회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선포했다.
신 감독회장과 고수철 목사, 본부직원들이 총회장소를 철수하고 난 뒤, 김국도 목사측은 오후 2시경 총회를 속회했다. 김국도 목사는 미진한 안건에 대해선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처리하고 필요하면 임시총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또 시급한 안건은 감독회의 등을 통해 처리하기로 하고 서둘러 총회를 폐회했다.
기감 총회는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됐고 두 감독회장 당선인 간의 싸움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수철 목사측은 법원에 당선자확인소송을 제기하고 본부행정 관련 마찰에 대비, 간접강제신청 등 모든 법적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에 김국도 목사측도 법에는 법으로 맞선다는 전략으로 맞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감독회장 당선인 간의 다툼으로 인한 교단 내부의 혼란과 행정 공백 현상 등이 가속화되고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감의 고민과 상처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