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에 대한 제언<3>
보이지 않는 후원이 더 중요
교회 건축은 직접 눈에 보이는, 공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 교회 건축위원들은 보이는 부분에 신경을 썼지만, 뒤에서 끊임 없이 기도해 주시고,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신 이들이 계셨기에 가능하였다.
끊이지 않던 기도
교회 건축이 결정되자 이구동성으로 가장 먼저 나온 얘기는 “이제 기도하자!” 였다. 가장 먼저 담임목사님의 21일 금식기도를 시작으로, 장로와 성도들이 자발적인 저녁기도를 하였고, 매일 시간대별로 진행되는 기존의 기도팀들도 계속 기도하였다.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 하시면서 정말 쉬지 않고 하셨다. 그러기에 공사 기간에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인허가문제, 일기불순등 의 걸림돌 없이 마칠 수 있었다. 골조공사를 할 때 일기가 좋은 것을 보고 이웃 주민이 하던 말이 기억난다. “교회가 세긴 센가 봐요, 교회 공사한다고 어떻게 비도 안 옵니까?”
넘치는 신뢰
목사님을 비롯하여 모든 분들이 전폭적으로 건축위원들를 신뢰해 주셨다. 건축위원들에게 “본업도 있는데 교회 일에 매달려 주시니 고맙습니다”는 말씀만 하셨다. 건축을 하면서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 우리도 실수가 있었고, 예상치 못한 것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덮어 주시고, 격려해 주셨다. 혹 일부에서 가벼운 불평이라도 나오면, “그러지 맙시다. 우리가 그러면 안됩니다” 하시면서 칭찬만 하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하물며 사람에게랴. 믿어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킬 수 없으니, 더욱더 열심히 한 기억이 난다. 이처럼 서로를 믿어주고 이해해주는 관용과 신뢰가 있었기에 분쟁이 있을 수 없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건축을 앞둔 교회에 최근 준공한 우리의 실 사례를 알려드린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런 의미에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린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너무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교육관이 필요하다는 생각부터 실제 부지를 구입하며 공사 착수까지 무려 20여 년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착수 의결 이후 실제 착공까지 꼬박 1년을 더 준비하였다. 그러기에 막상 착수하고 설계사가 도면을 가져왔을 때 오히려 문제점과 개선책을 우리가 제시할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여러 방향으로 의견 교환을 하여 최선책을 찾아야 한다. 서둘러 착공하다가 오히려 더 큰 손실이 발생하므로, 철저한 사전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신축만이 답은 아니다
교회 건축의 이유는 보통 세 가지이다. 첫째, 교회 부흥으로 공간 부족, 둘째, 도시 재개발등 으로 교회 수용. 셋째, 건물의 노후화다. 수용의 경우를 제외하면, 신축보다는 증·개축을 권하고 싶다. 크게 새로 지어야만 사람들이 온다는 생각은 동의하기 힘들다. 운영의 묘를 살려 기존 공간의 시간대별 활용이나 공용사무실 사용 방안도 추천한다. 그럼에도 성도들이 계속 불어나 신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을 때,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기존 건물의 개·보수, 인근 건물 임대, 교육부서 통폐합, 예배시간 조정 등의 여러 과정을 거치고서야 교육관을 신축할 수 있었다.
건축 관리 신기법 도입
교회를 대리하여 공사 전 과정을 관리해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때 교회가 직접 고용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직접 관리한다는 장점도 있으나, 단점도 많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요즈음 도입되고 있는 CM(Construction Management, 건설사업관리) 기법이나 VE(Value Engineering, 가치공학) 기법을 권하고 싶다. CM이란 발주자에게 전문가가 없을 경우 발주자를 대신하여 공사 초기부터 업체선정, 공사관리, 유지관리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기존 건축사법 감리는 공사가 설계도서대로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주 업무이나, CM은 이를 포함해 발주자가 원하는 업무, 기획, 업체선정 예산 증감, 설계 변경, 기성금 관리 및 유지관리까지도 할 수 있으며, 업무 범위는 계약당사자 간 조정이 가능하다. VE는 작성된 설계도서를 재검토하여 원가를 절감하고, 건물의 당초 기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추출하는 기법이다. 이들 두 분야는 민간공사의 경우 생소하나 정부에서는 효과적이라 판단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관공사에 강제적으로 도입시키고 있다. 소요되는 비용도 협의를 통하면 충분히 채택할 정도가 되며 투입된 비용의 몇 배 이상 효과를 거두므로 적극 추천드린다.
맺는 말
교회건축은 모든 일의 판단이 다르듯 교회마다 형편과 사정이 다르므로 그에 맞게, 무리하지 않고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무리한 건축을 하여 교회가 시끄러워지고 분열이 일어나서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이 있다면 안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진정한 교회 건축은, 건물의 완공만이 아니라 온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헌신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과정마다 서로를 감싸안고 믿어주는 관용과 신뢰의 모습들이 보이며, 마침내 화평한 모습의 건물이 서는 것, 그것이 교회 건축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