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7호> 새해 위한 사무총회는 새 결단 필요
교회마다 연말 사무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한 해 우리 교회가 처한 현실은 쉽지 않았다. 정권교체 이후 정치, 사회적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경제는 오랜 침체의 그늘을 탈피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와 남북관계 또한 대립 속에 갈등을 지속하고 있으며, 화해와 평화를 말하고 외쳐야 할 한국교회 또한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한 채 분열과 갈등을 계속하고 있다. 겉으로 볼 때 부정적인 면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3·4운동과 같은 작은 교회를 돕는 데 힘을 모았으며 해외선교와 봉사에도 힘써 교회 건축과 의료 봉사에 나섰다. 홀몸노인 도시락 배달과 사랑의 김장, 저소득층을 위한 연탄 나눔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이 역할을 자청하는 등 구제와 봉사에도 지속적으로 헌신했다.
이러한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성도들은 경제적 어려움에도 십일조와 선교, 장학, 구제헌금 등을 아낌없이 드렸고 재정적 여력이 없는 경우엔 봉사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힘을 보탰다. 성도의 이러한 헌신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고백에 근거한 것으로, 이런 헌신이 있어서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사역이 멈춤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2013년 사무총회를 앞두고 우리는 성도들의 헌신과 열정에 부합하고 있는 교회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다시 물어야 한다. 교회 운영의 중심이 ‘우리'를 향해 있는지 ‘이웃'을 향해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사회는 세습과 대형화, 권위주의적 운영, 물질만능 등 교회 문제를 우려하고 걱정한다. 교회의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에는 ‘우리' 의식에 갇힌 교회가 자신만을 위해 운영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사랑은 그리스도인을 통해, 교회를 통해 세상에 전해져야 하며, 교회의 행사와 재정 운영은 ‘안'보다 ‘밖'을 향해야 한다. 자기사랑이 아니라 이웃사랑이 교회의 사랑 방식인 것이다. 교회 운영에서 우리의 것, 내적 이익을 위한 행사는 과감히 축소하고 교회 밖을 향한 사역은 더욱 늘리는 방향으로 틀을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목회자와 교회 평신도 지도자들 모두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그에 맞춰 교회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번 사무총회를 계기로 중대형 교회의 목회자들은 자신이 누리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내어놓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바울과 같은 선지자의 모습이 오늘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목회자의 참 모습이며,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이러한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만 그러한 삶을 강요하는 시대는 더 이상 하나님 앞에 보여드려서는 안 되는 죄악이다. 그럴 때 한국교회는 사회에 대한 영적 지도력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이번 사무총회가 목회자가 자기의 것을 내려놓는 과감한 결단의 장, 자기의 것을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내어놓는 새로운 출발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평신도 지도자들 또한 교회의 재정을 곧 하나님의 돈, 그리스도의 사역을 계속하기 위한 금고로 보고 재정운영에 고심해야 한다. 재정관리자는 하나님이 맡긴 사역과 그 사역에 쓰일 재정을 관리하는 선한 관리인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돈을 쓰는 것보다 더욱 엄격하게 교회의 돈을 관리하고 사용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지도자로서 책임과 직무를 다했는지를 결산할 것임을 생각하면서 재정 사용에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2013년 사무총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일 년의 결산과 새로운 결단이 시작된다. 다른 어느 해와는 다른 새로운 결산과 결단이 이루어지는 사무총회를 만드는 성결교회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