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두암교회 순교지를 찾아서

2013-11-20     김봉진 장로(성산교회)

얼마 전 전북 정읍에 있는 두암교회를 다녀왔다. 두암교회는 윤임례 집사 등 23인이 신앙의 절개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집단 순교지다. 성결교회의 자랑스러운 순교성지인 것이다.

순교영상을 보고, 순교자의 묘소를 둘러보며 당시 처참했던 순교의 현장이 느껴지는 듯했다.
두암교회 고난의 역사는 이곳에 공산군이 들어오면서 시작되었다. 공산군은 예배 중지 명령과 교회 폐쇄를 명했지만 성도들은 예배와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핍박이 가해졌다. 고문은 물론이고 죽음의 위협까지 당했다. 그러나 성도들은 끝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공산군은 두암교회의 성도들을 죽일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첫 번째 순교자는 윤임례 집사의 둘째아들인 김용채 집사였다. 김 집사는 목에 총을 맞고 고부라는 마을로 옮겨 치료 도중 우익인사들과 함께 희생당하였다. 이어 박호준 집사도 애당마을 앞에서 잔인하게 처형당했다.

그리고 1950년 9월 16일 두암교회 성도들은 무참히 학살됐다. 새벽부터 윤임례 집사가 붙잡혔다. 죽음 앞에서도 윤 집사는 오히려 공산당에게 복음을 전할 정도로 믿음이 담대하였다고 한다. 공산당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넘어가지 않고, 죽는 순간까지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끝까지 믿음을 지키다 순교한 윤임례 집사야말로 예수님의 참 제자의 삶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도 어린아이에서 장년에 이르기까지 두암교회 성도들을 모두 다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다. 성도들은 그 잔인하고 처참한 죽음 앞에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음으로써 순교자의 길에 서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순교한 두암교회 성도가 총 23명이다.

현재 이곳 두암교회에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발길이 매일 끊이질 않고 있다. 한 해 2만 명이 넘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다녀가고 있다. 특별히 안타까운 것은 이곳에 방문하여 둘러보는 성도들 대부분이 타 교단 성도들이며 성결교회 성도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많은 한국교회 성도들이 이곳을 찾지만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20여년이 넘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유지 보수가 제대로 되지않고 있었다. 시골 작은 교회로서는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수리하고 보수하고 싶어도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목사님 부임 초기에 제작된 관련 영상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순교자의 영성을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영상을 만들었지만 제작비용 때문에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제대로 담지 못했다. 요즘 청소년과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설픈 영상으로 비쳐 순교영성의 감동보다도 어설픈 제작에 웃고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과 어린이 대상의 상대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면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꿈나무 어린이들에게 많은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섬 선교의 어머니,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기념관이 완공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문 전도사의 순교기념관에 수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긍지와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곳 두암교회를 순교의 현장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순교지 보수작업이 절실하다. 기념관 신축은 아니더라도 순교 관련 영상이라도 제대로 갖췄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각별한 재정지원과 협조 하에 순교지의 홍보물 제작에 지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