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1호> WCC 10차 총회와 성결교회

2013-10-23     한국성결신문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가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 아래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부산에서 열린다. 7년여마다 열리는 WCC총회는 세계 기독교인의 축제로, 올해 총회는 전 세계 140개국 5억8000만 명의 기독교인들을 대표하여 349개 회원교회 대표들과 수천 명의 기독교인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는 제3차 총회(1961, 뉴델리)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WCC 가맹 교단들의 유치 요청이 받아들여진 결과이다. 동시에 한국교회의 부흥과 세계 속의 역할 고양에 따른 각 나라 교회들의 동의에 따른 것으로 세계 교회에서 달라진 한국교회 위상을 반영한 결과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회는 전통적인 서구교회의 경험과 급속도로 성장하는 아프리카와 남미 교회와 교제의 폭을 넓힐 뿐 아니라 영적위기, 경제위기, 생태위기 등 21세기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대안과 비전을 나누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WCC총회 개최 결정 직전부터 논란을 벌여 왔다. 일부 보수적 교단과 인사들은 개최를 며칠 앞둔 지금까지 WCC를 ‘이단’으로 표현하며 총회 개최를 극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반대의 기저에는 WCC 내에 있는 종교다원주의적 사고와 타종교 문화와 신앙에 대한 수용적 태도에 기인한다.

교회협 탈퇴 문제로 교단이 두 개로 나뉜 성결교회 입장에서 이번 총회 개최를 축하하고 참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성결교회는 용공과 신학적 문제를 가진 WCC에 참여하고 있는 교회협에 모든 잘못을 돌렸고, 교단 분열 직후 교회협을 탈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분열의 상처를 덧나게 할까 우려하는 입장에서 행사 개최에 부정적 견해 또한 없지 않다.

그러나 성결교단은 세계 기독교인의 축제가 한국에서 유치된 것을 반대하지 않기로 하였으며 개인적 참관은 허용키로 했다. 성결교회와 다른 신학적 입장이 있다 할지라도 WCC 내에 다양성이 존재하고 있고, WCC 가맹교단 대부분이 하나님 안에서 공동의 신앙을 고백하고 있는 형제자매란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기독교인의 축제를 반대하는 것이 실익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다른 국가의 기독교 문화와 특성을 배우고 성결교회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고려 또한 작용한 결과라 할 것이다.

그러나 참관을 결정했지만 성결교회를 알리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크다. 행사 기간 성결교회 목회자나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나 참관 안내 정도는 있어야 함에도 총회본부는 비판을 의식한 듯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을 방문한 세계 기독교 단체의 대표들이 11월 첫 주일 성결교회를 찾아 함께 예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예배 참석을 통해 성결교회를 알게 되고  예배 설교와 간증을 통해 세계 다른 나라 교회의 상황과 그들의 신앙을 알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만남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늦었지만 WCC총회가 성결교회 입장에서 세계 교회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아울러 성결교회의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도록 총회가 더욱 힘써줄 것을 바란다. 아울러 세계교회 지도자 초청 집회를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총회는 성결교회를 방문하는 지도자들에게 성결교회의 역사와 열정과 헌신의 신앙을 소개하고 해당 국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소개해 향후 성결교회 선교사역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