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호> 그곳에서는 성소의...

2013-10-16     한국성결신문

▨… “그곳에서는 성소의 표지를 전혀 볼 수 없었다. 십자가도,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도, 예수의 그림도 없었다.…창고를 연상시키는 납작하고 폭이 넓은 건물은 주위의 고층 사무실들 사이에서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사실 그 건물은 오스틴 목사가 1999년 사들여 1만 6000석 규모의 초대형 교회로 개조하기 전에는 휴스턴 로켓 농구팀의 홈구장이었다.” 에런라이크(B.Ehren reich)는 그 유명한 레이크우드교회에서 전혀 교회다움을 느낄 수 없었음을 밝혔다.(‘긍정의 배신’)

▨… 그 뿐만 아니다. 에런라이크는 오스틴의 설교에서도 목사다움보다는 ‘교회 경영자’의 모습만 보였다고 밝히며 “기독교의 강력한 주제인 죄, 고통, 구원을 빼버린 오스틴의 세계관을 솜사탕 복음”이라고 일축한 신학교수 호턴의 비판을  수용했다. 그녀가 보기에 미국의 일부 대교회는 기업을 닮아가고 있으며 목사도 교회경영자 CEO의 자리에 있었다.

▨… 한국교회라고 다를까. 많은 목사들이 다르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초대형 교회들은 아직은 전통적인 교회의 모습을 지키고 있고, 또 ‘솜사탕 복음’ 일변도로 기울거나 목사들이 교회 경영자 CEO의 냄새만 풍기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조금 계면쩍어 하면서….

▨… 서울신대에서 석좌교수로 위촉된 몰트만(J.Moltmann)는 위촉 기념 강연에서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된 골고다 언덕 위에서 부활의 태양이 떠오르고 십자가의 그분 안에서만 새롭고 영원한 세계의 창조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난 당하신 하나님의 고통에 참여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며 사명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교회들은 아직은 레이크우드교회를 부러워하기보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교회임을 자랑할 수 있었으면….

▨… 기독교야말로 인류의 유일한 벗이고 최후의 구원이 될 것이라고 설파했던 베르쟈에프는 교회가 정화될 때 그 교회야말로, 인류사회를 위해 인격의 가치와 권위를 위해, 자유와 사회적 정의를 위해, 인류나 국가간의 올바른 교제를 위해, 사람들의 삶에 광명을 주기 위해,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해 존재했음이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 선언했었다. 이제는 한국 교회의 정화를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