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호> 순교자 교육은 시대를 깨우는 콘텐츠

2013-08-21     한국성결신문

그리스도의 교회는 십자가의 고난과 순교를 통해 이룩된 거룩한 신앙공동체이다. 첫 순교자 스데반을 위시하여 12사도와 사도 바울도 위대한 제3차 전도여행 끝에 마침내 로마에서 네로황제에 의해 순교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도들의 뒤를 이은 교부들 대부분이 순교의 반열에 기쁘게 참여함으로 교회의 터전을 굳게 다졌다. 따라서 2천년의 교회의 역사는 피의 기록이요, 순교자들의 발자취라고 할 수 있다.

3세기의 교부 터툴리안이 “교회는 순교자의 피를 먹고 성장한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선교 한 세기 만에 이토록 성장한 것은 과거 일제의 신사참배 반대와 재림신앙의 사수를 위한 순교, 그리고 6.25 때 공산분자들의 학살 만행에 의한 순교자들의 피가 많이 흐르고 있기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성결교회는 어떤가? 우리성결교회는 일제 강압에 의해 16명의 순교자, 6.25 때 200여 명의 순교자들이 뒤를 이었다. 그 중에서도 논산의 병촌교회, 전남 임자의 진리교회, 전북 두암교회의 성도들이 집단학살을 당하는 등 순교자가 많은 교단으로 한국교회사에 기록되고 있다.

순교자들은 생사가 좌우되는 절박한 순간에도 일시적 안위나 생명의 연장보다 주님께 대한 절대적 신앙을 고백하므로 죽음을 선택한 신앙의 진정한 용기를 보여준 사람들이었다. 이는 평범한 신앙인들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므로 순교자들이야 말로 교회의 진정한 신앙의 사표이며, 교회를 깨우치는 참 예언자들이며, 시대를 초월하는 영원한 하늘나라 백성들이다.

특히 우리시대는 물질의 풍요와 자유사상이 팽배하여 극단적 이기주의에 빠져든 사회로부터 기독교가 비판받고 교회의 성장이 날로 저하되는 시대이다. 이런 세속사회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정신이 날로 퇴화되고 있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이는 교회의 심각한 과제이지만, 이에 대한 최선의 처방은 바로 순교자들의 소리 없는 목소리를 듣게 하는 것이다.

순교자들은 물질적 풍요와 이기주의로 무장한 현대인들에게 참되고 순수한 신앙 강화를 위한 가장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교회의 목회처방 중 하나로 자주 순교자들의 위대성을 가르치고, 이를 기념하면서 그들의 무언의 교훈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교단의 대표적 순교자는 박봉진 목사, 그리고 문준경 전도사이다. 박봉진 목사는 우리 교단의 첫 순교자로, 일제 강점기 때 재림사상을 강조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모진 심문과 고문을 오직 신앙으로 버티다 1943년 8월 15일, 광복을 두 해 앞두고 장렬하게 순교했다.

또한 문준경 전도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한반도 서남단 신안군 도서일대를 열악한 환경을 무릅쓰고 나룻배를 타고 다니며 6개의 교회를 개척한 여장부였다. 그러다 6.25전쟁 때 공산도배들에 의해 무참히 학살당해 순교한 신안도서민들이 목매어 그리는 복음의 어머니이다.

다행히 우리 교단이 증도에 문준경순교기념관을 힘들여 지어 개관한 후, 초교파적으로 교회성도들과 청소년들의 신앙강화 콘텐츠로 9월말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하니, 한국교회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첫 순교자 박봉진 목사에 대한 기념은 겨우 지난 19일 역사편찬위의 주관으로 총회본부에서 그의 순교 7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 것 뿐이어서 아쉽다.

참된 신앙을 전수하는 순교기념관이야말로 미래 교회를 향한 참된 투자인데 우리 교단은 너무도 그 사실을 등한시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 자라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 또 신앙의 방향을 잃어버리고 허우적대는 오늘의 신앙인들의 참 신앙 회복을 위해서 순교자들의 삶과 믿음을 기리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단이 이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