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7호> 우리는 다음과 같은...

2013-07-03     한국성결신문

▨…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입니다. 모든 남성과 여성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창조주로부터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 등과 같은 인간의 절대적인 진리를 똑같이 부여받았습니다….” 이것은 1848년 뉴욕 세네카 폴즈의 웨슬리 교회에서 개최되었던 미국 최초의 여성의 권리 대회(Wemen’s Rights Convention)에서 채택된 선언문의 내용이다. 이때로부터 미국교회의 남녀평등 운동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 “나는 이를 한 마리 죽였을 뿐이야. 소냐, 아무런 쓸데도 없는 해롭기만하고 밉살스러운 이를 말이야.” 눈꼽만큼의 죄의식도 없는, 공리주의로 철저하게 자신을 감추고 있던 똑똑한 남자를 회개의 길로 이끈 여인으로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에서 소냐를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 인간의 사악함과 이기심을 들춰내는데 냉혹했던 도스토예프스키가 구원의 안내자로 여인을 등장시킨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 박인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올해 지금까지 열린 3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 여성의 파워에 전세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국의 여성 골프선수들은 “한국에 가서 박인비와 함께 연습해야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여성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엄청나게 상승시켜 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 한국 교회에는 여성 신도의 수가 70%를 상회한다. 우리 성결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신도의 대다수가 여성이기에 우리 성결교회도 여성의 파워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직화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나름대로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 방안이라는 것이 여교역자전련, 여전도회전련, 권사회전련, 등의 자율적 봉사를 강조하는 선에 머물러만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 여목사, 여장로 제도를 채택하기는 했다. 그러나 지금의 법으로선 여성 총회 대의원 파송의 가능성은 ‘가뭄에 콩나듯이’ 보다 어렵다. 차라리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표현이 솔직하다. 이런 현실에서 성결교회 여성의 파워를 길러내는 일은 짐짓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는 짓에 다름없다. 여성 대통령이 등장한 나라인데 우리 교단에선 새삼스레 남여평등의 성서적 이해를 논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