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이단, ‘새내기’ 노린다
동호회 활동, 태블릿 PC, 자원봉사 등으로 현혹
이단 교육과 지역교회 소개로 현명한 대처 필요
대학생 K씨는 최근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학교 게시판에 붙어 있는 선교단체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연락했지만 이들은 정통 선교단체가 아닌 사이비 단체였다. K씨는 “시급 6천원에 선교사들의 강의를 듣고 요약하는 아르바이트였는데 강의내용이 이상해서 보니 사이비 단체였다”며 “아르바이트가 급한 학생들의 필요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이단·사이비 단체들의 포교활동이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새학기는 각 단체마다 ‘수확철’, ‘집중 전도기간’ 등으로 정해놓고 공격적으로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요청된다.
이단 단체 접근법 다양해져
이단·사이비 단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기독교인을 가장해 접근하는 방법이다. 이들은 학기 초 선교단체와 신학교, 유명교회 등을 사칭하며 설문조사로 학생들의 연락처를 모집한다. 이렇게 모집한 연락처를 통해 “기도제목을 보내달라”는 식으로 호감을 산 후 만남을 시도, 포교하고 있다. 이 방법은 주로 대학생활이 처음인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 대학교에서 동아리 설립이 어려워지면서 영어와 악기, 운동 등의 동호회를 세워 신입생들을 모집하는 곳도 늘고 있다. 동아리와 달리 동호회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세울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측에 별다른 신고 없이도 운영이 가능한 점을 악용, 신입생들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기독교 동아리에 침투, 기존 신자들을 포섭하거나 모임의 주도권을 잡은 후 총회 때 자기 측 사람을 임원으로 세워 장악하는 사례도 있었다.
대학생들이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등 휴대용 컴퓨터에 관심을 갖는 것을 파악, 포교를 하는 곳도 있다. H단체는 각 캠퍼스와 지하철역 등을 돌며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흥미있는 동영상을 보여주겠다”며 접근하고 있다. 동영상은 H단체의 교리를 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영상 시청 후에는 이에 대한 느낌 등을 물어보며 접근하고 있다.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은 “매년 이단들의 포교방법이 갈수록 지능화,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에 신입생들은 동아리에 가입하기 전에 꼼꼼하게 동아리의 특성과 성격 등을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션스쿨도 안심 못해
이단·사이비 단체의 포교활동은 미션스쿨이나 신학대학교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이들은 학교 내에 종교 동아리를 설립하는 것이 어렵고 눈에 띄는 활동이 제약된다는 점을 파악,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영어공부나 해외자원봉사, 명사초청 강연회 등으로 대학생들이 가장 관심갖는 영역에서 포교하는 방식이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단체는 I단체로 영어캠프를 진행하거나 영어 공부를 미끼로 대학생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얼마 전 교주가 바뀐 T단체의 경우에는 ‘월드카프’, ‘카프’라는 이름으로 국제문화교류, 해외 자원봉사, 농촌봉사 등을 통해 포교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단체는 학교 앞에 부스를 세워 기아아동 돕기 서명 등을 통해 연락처를 파악하거나 부흥회, 연합성회 등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행사를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단 세미나와 교회 연결로 대처
전문가들은 신입생들이 이단·사이비 단체에 빠지는 것을 막는 방법으로 ‘이단에 대한 교회교육’과 ‘출신교회의 관심’을 제안했다. 대학교에 들어가는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들과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이단 세미나 등을 통해 이들의 실체를 알리고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 대부분의 포교활동이 고향을 떠나 새로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을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해 출신교회에서 건강한 교회를 소개시켜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탁지원 소장은 “세미나를 진행하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단·사이비 단체들에 대해 추상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단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이들의 포교 방법을 알려 이단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기가 시작된 3월, 신입생들이 이단·사이비 단체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 교회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