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실수나 잘못이 아니라 그 후 처신이 문제다

2012-12-05     백명선 안수집사(필그림교회)

한해를 마감하는 때가 되면 항상 느끼는 일이다. 상대방을 검증한다고 밀고 당기는 것을 본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과거의 잘못이 드러나면 나중에 사실이 밝혀질망정 일단 오리발을 내밀고 본다. 시간이 지나보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 사실로 밝혀지면 엄청난 망신을 당하고 그 대가를 톡톡히 지불한다.

종교나 사회단체도 그러하다. 대선을 앞두고 일반 소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으로 지도자일수록 그런 경향은 더 심하다.

끝까지 성적 관계가 없었다고 말했던 미국대통령이나 밝혀질 때까지 뇌물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 고위직 공무원들과 우리 크리스천도 오늘날 이 같은 현상을 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좀 답답하다.

실수나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인간은 신이 아니다. 미리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면 사람들은 다시는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결국 그 저지른 잘못보다 그 잘못을 덮으려고 거짓말한 그 비열함과 치졸함이 사람들의 빈축을 사게 된다.

솔로몬이 인생은 헛된 것이라고 세 번씩 말한 것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열심히 말씀보고 봉사하고, 열심히 사랑하고 중보하며 이웃을 위해 구제하여 천국을 가꾸어 나가는 사람이 되자. 이것이 지혜롭게 사는 것이며 바른 양심과 겸손, 그리고 상대보다 조금 낮은 자세로 양보하는 것이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만 잘못에 대한 시인을 받고자 할 일이 아니다. 힘이 있는 자들이 약자에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할 때 더 믿음직하고 더 존경스럽고 따르고 싶어진다.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회를 봐서 또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옛날 속담에 “어차피 맞을 매라면 일찍 맞는 게 좋다”고 했다.

우리도 누군가 실수나 잘못을 시인하게 되면 그걸 가지고 더 추궁할 일이 아니라 용서해주고 그 용기를 높이 사주어야 한다.

지나간 것에 대한 기억과 회상할 수 있는 추억 속에는 기쁜 일이 있으면 자다가도 가슴이 설레고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 추억을 위해서라도 좋은 추억거리만 만들어서 흥이 나는 삶을 사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양심, 겸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