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목회(1474호)
멈춤에서 시작된 코칭의 길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멈추게 만들었지만 교회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으로 변화시켜 섬김-경청 통해 새로운 공동체로 일어서야
멈춤은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교회의 일상을 멈추게 했습니다. 예배와 모임이 중단되고 사역의 패턴이 흔들렸지만, 이 ‘멈춤’은 파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멈춤을 통해 교회와 목회자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하셨고, “무엇이 본질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셨습니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크게 달라졌지만, 복음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습니다. 예배의 형식은 변했으나 중심은 더욱 분명해졌고, 멈춤은 정지가 아니라 방향의 재설정이었습니다.
교회의 구조와 사역은 오랫동안 톱니바퀴처럼 돌아갔습니다. 많이 모이고 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성장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는 모든 시스템을 멈추게 하며 속도보다 방향을 점검하게 했습니다. 멈춤은 성찰의 시간이었고, 교회의 방향을 다시 묻는 전환점이었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며, 프로그램이 아니라 관계임을 깨닫게 되면서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이 열렸습니다.
코로나 이후 교회의 리더십도 변화했습니다. 각 가정이 ‘작은 교회’가 되었고, 성도들은 스스로 말씀을 붙드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자연스럽게 코칭 문화로 이어졌습니다. 코로나 직전 시작한 코칭 자격·박사 과정의 배움은 교회 안에 코칭 문화를 뿌리내리는 실제적 준비가 됐습니다.
코칭은 지시가 아니라 ‘경청과 질문’을 통해 성장의 길을 여는 관계입니다. 하나님이 에덴에서 “네가 어디 있느냐?” 물으신 질문도 책망이 아닌 관계 회복의 대화였습니다.
한국코치협회는 코칭을 “잠재된 가능성을 깨워 스스로 성장하게 돕는 대화”라 정의합니다. 이 원리가 교회 안에서 적용되며 수직적 관계는 수평적 동역 관계로 바뀌었습니다. 당회와 교역자 회의는 ‘명령’이 아닌 ‘대화’로 전환되었고, 교회학교 교사들은 팀 코칭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교회의 언어는 ‘지시’에서 ‘경청’으로, ‘성과’에서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코칭 문화가 자리 잡자 공동체는 ‘함께’일 때 살아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코칭은 개인 성장을 넘어 팀 코칭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위기 속에서 협력과 창의적 시도들이 등장했고, 교회는 ‘배우는 공동체’로 변화했습니다. 서로 의견이 달라도 경청하며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일치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코칭이 스며들자 리더는 ‘지시자’에서 ‘촉진자’로, 성도는 ‘피동적 참여자’에서 ‘주체적 동역자’로 바뀌었습니다. 교회는 다시 ‘함께 꿈꾸는 공동체’가 되었고, 사역의 열정이 새롭게 일어났습니다. 다음 세대도 스스로 신앙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예배는 목회자의 독백이 아니라 성도의 대화와 응답이 되었습니다.
코칭학 박사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교회에도 생명 주기가 있으며 다시 일어서는 길은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세우는 코칭적 목회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코칭은 전략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대화이자 하나님이 일하시는 통로입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멈추게 하셨지만 무너뜨리시지 않았습니다. 코로나의 멈춤은 죽음이 아니라 새 생명을 위한 리셋(Reset)이었습니다. 교회는 이제 다시 꿈꿔야 합니다. 한 사람의 꿈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꾸는 꿈을. 그 꿈은 질문과 경청,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서 자라납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구하라.”
이제 교회는 숨을 고르고, 섬김과 경청의 문화를 통해 새로운 꿈을 꾸는 공동체로 일어서야 합니다. 코로나의 흔들림은 약함이 아니라, 하나님이 새 길을 여시는 진통이었습니다. 그 길의 이름은 ‘코칭’, 그 목적은 ‘하나님 나라의 새 생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