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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내교회 ‘예수아카데미’ 손동식 박사, 설교론 특강 조영래 목사 “지역 목회자 배우고 나누는 현장으로”

2025-11-19     황승영

“설교는 설명이 아니라 대화이며, 지식이 아니라 경험이어야 합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초빙교수 손동식 박사는 지난 11월 13일 한내교회(조영래 목사)에서 열린 예수아카데미 목회자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오늘날 설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청중이 듣고 싶게 만드는 설교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한 이날 강의에서 손 박사는 변화된 소통 환경 속에서 설교 전달 방식도 새롭게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청중을 말씀의 경험으로 이끄는 장”이라고 정의하며 현대 강단의 현실을 ‘권위의 약화’와 ‘영상혁명 이후 달라진 청중의 감각’에서 진단했다.

손 박사는 “설교는 글이 아니라 말이며, 원고가 아니라 스피치”라고 말하며, 상투적인 종교 언어만으로는 더 이상 청중의 마음을 열기 어렵다고 했다. 따라서 설교자는 “복음을 오늘의 언어와 이미지로 새롭게 번역하는 과제”를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설교 속에서 청중을 참여시키는 ‘참여의 법칙’을 소개했다. 단순 질문이나 ‘끊어 묻기’는 청중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성도들이 서로에게 진리의 문장을 직접 들려주게 하는 방식도 예배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설명했다.

강사 손동식 박사

설교 구조와 관련해 손 박사는 ‘이야기’와 ‘갈등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고요한 설명보다 갈등을 통해 몰입한다”며 “예수님의 비유와 사도들의 설교, 성경의 이야기 전부가 갈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예화 역시 단순한 설명 도구가 아니라 “말씀을 공감하고 상상하도록 돕는 통로”라며, 사용할 때는 목적과 효과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감각 언어와 이미지 언어의 필요성도 설명했다. 손 박사는 “사람은 논리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며 성도들이 자신의 감각적 기억과 설교 내용을 연결할 때 적용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착한 사람이었다”보다 “추운 겨울, 떨고 있는 노인에게 목도리를 걸어주었다”와 같은 구체적인 묘사와 설명이 설교를 훨씬 생생하게 만든다고 했다.

또한 직접화법과 독백체 표현은 청중이 설교 내용을 ‘보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설교 언어의 난이도와 관련해 손 박사는 “청중이 잘 쓰지 않는 신학 용어나 전문용어는 구도자를 멀어지게 한다”며 존 웨슬리가 서민의 언어로 설교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설교는 학문적 글쓰기와 달라야 하고, 청중이 실제로 말하고 이해하는 언어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원고 의존 문제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손 박사는 “원고를 읽기 시작하면 목적이 ‘틀리지 않고 읽는 것’이 된다”며 “원고는 충분히 연구·작성하되 설교 중에는 청중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표정·몸짓·목소리 등 비언어적 요소가 설교의 설득력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강의는 예수아카데미가 마련한 설교자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여섯 번째로 진행됐다. 한내교회는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매달 ‘예수아카데미’ 신학 세미나를 이어가고 있으며, 등록비는 전액 무료다.

조영래 목사는 “예수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목회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유익한 설교나 전도, 목회 정보의 장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지역 교회 목회자들이 부담 없이 참여해 함께 배우고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