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미얀마인 교회 개척한 갑김탕 전도사(뉴예루살렘교회)

난민 입국→ STU 입학… “고국 사역 꿈” 3대째 이어온 신앙가문이지만 음주-흡연-약물 등 ‘악동 신자’ 2010년 한국 와 완전히 변화 직장 다니며 신대원-목회 병행

2025-11-19     박종언

지난달 인천 서구에 미얀마인 선교를 위한 교회가 세워졌다. 개척자는 갑김탕 전도사(사진·뉴예루살렘교회·32세)로, 그는 미얀마인으로 난민신분으로 한국에 왔다가 목회자가 되어 교회까지 개척한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국으로 유학 온 외국인들이 서울신대를 졸업하고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과 비교할 때 그의 교회 개척은 남다른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선택에는 남모를 사정이 있었다. 오랜 내전과 정치적 상황으로 분열을 겪고 있는 고국의 상황 탓에 그의 가족 모두가 난민으로 인정받아 미얀마로 돌아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사황이다.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 난민으로 한국에 머물며 교회까지 개척하게 된 그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들어봤다.

갑김탕 전도사의 집안은 사회주의 국가인 미얀마에서 보기 드문 3대째 신앙 가문이다. 할아버지를 시작으로 아버지, 갑김탕 전도사까지 기독교 신앙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어릴 때부터 ‘못된 신앙인’이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도 많고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방황도 많이 하는 ‘못된 신앙인’이었다”며 “음주와 흡연은 물론 약물에도 손을 대면서 매일 엄마와 싸우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의 인생이 바뀐 것은 2010년 한국에 오면서부터이다. 먼저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아버지가 그와 누나를 초청하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그는 “미얀마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았는데 한국에 오니 언어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달라 너무 답답했다”며 “너무 할 게 없어서 눈길도 주지 않았던 성경을 읽게 되었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만난 갑김탕 전도사는 바로 신학생이 되겠다고 서원했다. 미얀마어는 물론 한국어로 유창하게 설교하겠다는 꿈도 생겼다. 비교적 풍족했던 미얀마에서 약물과 음주에 빠져 살았는데, 한국에서의 삶은 궁핍하고 힘들었지만 그에게 삶의 목표를 갖게 한 것이다. 그는 매일 한국어 공부와 성경 읽기에 매진했고, 한국에 온 지 5년 만인 2015년 서울신대 신학과에 입학했다.

뉴예루살렘교회 성도들과

현재 그는 회사에 다니면서 서울신대원 M.Div Ⅲ에 재학 중이다. 회사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귀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향후 미얀마에 돌아가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고 싶은데, 현재 난민인 그의 신분으로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귀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두 일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나중에 교회가 자립해도 목회자 사례비를 받지 않고 구제하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를 개척한 지 한 달 남짓 되었지만 그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미얀마인에게 복음을 전해 그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갔을 때 현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언젠가 미얀마로 돌아가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미얀마인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전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앞으로의 비전도 전했다. “제 꿈은 확고합니다. 저를 변화시킨 하나님을 미얀마인에게도 전하길 원합니다. 이 일을 위해 뉴예루살렘교회를 통해 미얀마인을 전도하는 사역에 집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