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 기독교 관점으로 접근하자”

신앙적 가정교육으로 가치관 정립 필요 … 학교교육에 대한 교회의 관심·지원 늘어야

2012-11-07     박종언 기자

“전인격적 교육이요? 말로는 쉽지만 현재의 교육환경에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을 가르치고 있는 어느 교사의 푸념이다. 한국의 교육환경이 지나치게 입시 위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생들은 입시전쟁에 내몰리고 있고 학부모들은 치솟는 사교육비와 대학 등록금 마련에 등골이 휘고 있다. 교사들도 입시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학진학률이 교사의 능력인 것처럼 평가되기 때문이다.
교사들, 특히 기독교사들은 이런 교육환경의 변화를 위해 학부모와 교회의 관심을 요청했다.

학부모 무관심, 교육의 질 낮춰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은 학교교육의 문제점으로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교육과 입시 환경을 꼽았다. 학생들마다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르고 적성이 다르지만 대학진학이라는 목표 아래 획일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수시제도, 특별전형, 입학사정관제 등 여러 제도들이 도입되어 대학진학의 길이 넓어졌지만 이 역시도 학생들 개인의 능력을 기준으로 뽑으려한다는 우려와 사교육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한 교사는 “학생의 잠재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 철학이지만 우리나라는 ‘선발과 배제'라는 입시철학을 쫓고 있다”라며 “특히 최근의 입시 정책은 사회적 소외계층이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경우, 교육에 대해 자포자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일침했다.

또 학부모들의 무관심과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도 문제점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학생들의 대학진학과 학교생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채 무조건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욕심도 교육환경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학생들의 인격적 성숙과 진로를 위해서는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진 교사(해성여고)는 “학교생활과 가정에서의 생활이 전혀 동떨어질 수 없다”라며 “진정한 인격적 교육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에서의 신앙교육도 필요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진 교수(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부모들이 기독교 학부모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바로 서야 한다”라며 “성경에서도 자녀 교육의 사명을 부모에게 맡기고 있는 만큼, 부모야말로 자녀 교육의 주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기독교 가치관을 가진 기독교사들의 중요성도 제기되었다. 지나친 경쟁과 입시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학교교육에서 기독교 가치관으로 학생들을 품어주고 지도해야 할 역할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신앙교육과 기독교적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대표 정병오 교사)은 격년마다 기독교사 대회를 통해 교실에서 이뤄질 수 있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진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으며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여러 기독교사 모임들이 교사들의 사역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 지도와 주어진 업무처리, 수업준비에 바쁜 기독교사들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기독교사들을 위한 지역 교회들의 관심과 지원이 요청되는 이유이다.

기독교사들은 학교교육의 변화를 위해서는 교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교회에서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학생과 기독교사, 학부모들을 엮어줄 수 있는 하나의 장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환경 변화 위한 교회역할 중요

물론 교회가 학교와 연계하는 일은 쉽지 않다. 교회의 종교적 색채가 묻어나면 비기독교 교사와 학부모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학교교육과 교회교육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바라보는 풍토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사들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음을 강조했다. 교회에서 이뤄지는 학부모 교육을 통해 자녀들의 인격 성숙과 신앙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 학교 및 교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학교 교육의 실체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기독교적인 관점을 학생과 부모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본 교단 교목 이상균 목사(해성여고)는 “교회가 학교교육에 대해 손을 놓고 지켜보는 이상 청소년 복음화율 4%는 지속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중요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진정한 학교교육을 위해 교회가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