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교, 글로벌교회·디아스포라 협력을”
북선위-서울신대 공동포럼 “신냉전시대 맞아 과거와 같은 인도적 직접 지원은 어려워져 외국인 사역자 돕기 등 검토를”
남북관계의 경색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북선교의 방향은 한국교회와 글로벌교회, 한국·한인디아스포라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며 원심적 북한선교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선교위원회(위원장 김동구 목사)와 서울신대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소장 박삼경 교수)는 지난 10월 30일 서울신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북한선교포럼을 열고 북한선교가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동북아 정세와 북한선교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북한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하충엽 교수(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는 “한국교회가 북한에 인도주의적 도움을 주고 방북했던 방식은 신냉전 시대에 더 이상 작동되기 어렵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고려하여 글로벌 사역자가 북한 내지 사역을 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바나바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한국교회의 바나바 사역과 관련해 “글로벌교회의 북한 내지 사역자는 북한이 관광을 개방하면 ‘땅 밟기 기도 사역’을 할 수 있다”며 “글로벌교회 사역자들의 북한 땅을 밟으면서 기도할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을 미리 밟아보면 그 지역에 필요한 사역 내용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 교수는 “한국교회와 한인 디아스포라교회가 ‘북·중접경지역 방문’을 함께 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 대학생들과 청년들, 디아스포라 코리안 교회의 대학생과 청년들이 백두산 천지를 사이에 두고 남파와 동파에서 서로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장백현에 모여 서로가 받은 은혜를 나눌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 교수는 또 “한국교회는 글로벌교회 북한사역자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어와 북한선교에 대한 정보를 얻는 교육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며 “글로벌 북한사역자는 생활비를 자체 모금하여 준비하고 한국교회는 그들이 머물 숙소와 교육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의 발제를 논찬한 통일선교연구원 초대원장 송태헌 박사는 “본 논문은 ‘선교는 곧 예배의 확장이다’라는 성경적 원리를 북한선교의 현장 속에 다시 세운 귀한 연구”라며 “예배자 증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분단의 현실을 넘어 하나님나라의 회복을 지향하는 참된 통일선교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또 ‘국제정세와 남북관계’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조의행 교수(서울신대 자율전공학부)는 “민주주의적 가치와 자유 시장경제의 원리가 더 이상 작동되지 않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길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며 “한미동맹을 유지하되 종속되지 않고 외교국방경제협력의 대상을 넓혀 자율성도 도모하고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 냉정하면서도 원칙이 있는 한국형 실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의 발제를 논찬한 오성훈 목사(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는 “한국이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렛대를 갖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관계를 깨뜨리지 않고 두 나라의 외교관계 회복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