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견딘 '토라 두루마리' STU에

미국 비영리기관 'GAL'서 기증 18세기 유럽 유대인 흔적 간직

2025-11-03     박종언

서울신학대학교가 지난 10월 30일 18세기 후반에 기록된 ‘토라 두루마리’를 기증받았다. 이번 기증은 미국의 비영리기관 God’s Ancient Library(GAL) 대표인 케네스 라슨 장로와 바바라 라슨 라슨 부부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들 부부가 기증한 두루마리는 기록번호 TS.KBL.24.03으로 분류된 18세기 후반 동유럽 아슈케나지 전통의 완전한 형태의 토라이다. 아슈케나지는 중세 이후 독일과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체코 등으로 흩어진 유럽계 유대인 공동체를 일컫는 것으로 이번에 기증받은 토라 두루마리는 단순한 경전이 아닌 홀로코스트 이전 유럽의 유대 문화와 신앙의 흔적을 간직한 역사적 유물로 평가된다. 

이번에 기증된 토라는 가죽에 말씀을 기록한 것으로 동유럽 특유의 굵고 날카로운 서체가 특징이다. 특히 법적-문서적 정확성을 강조한 마이모니데스 전통과 서체와 장식, 시각적 요소를 반영하는 아불라피아 전통 형식이 결합된 독특한 토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홀로코스트 시대를 견뎌낸 귀중한 성서로 예배용으로 사용이 중단된 후 일정한 장소에 보관되면서 나치의 파괴를 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학교 측은 라슨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감사를 전했다. 전달식 후에는 라슨 부부의 특강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은 세대를 넘어 영원히 살아 있는 진리이며, 토라 두루마리는 그 신실하신 하나님이 인간의 역사 속에서 말씀으로 동행하셨음을 증언하는 상징”이라고 전했다.

한편 라슨 부부는 2013년 비영리 기관 GAL을 설립 후 전 세계에 흩어진 희귀한 토라 두루마리(Torah Scroll)를 수집해 신학교, 박물관, 교육기관 등에 기증하는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라슨 부부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서울신학대학교를 비롯해 아신대학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도 각각 토라를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