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붕대로 살았던 이정말 사모 ④
“엄마, 부처는 신이 아냐. 그냥 쇠붙이고 돌덩어리란 말이야. 한낱 우상에 지나지 않아. 진짜 신은 하나님이야. 예수님을 믿어야 엄마도, 우리 집도 구원받는 거란 말이야. 그러니 이제 하나님 믿자, 응, 엄마!”
10살배기 딸이 오랜 세월 불심(佛心)을 지켜온 어머니에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도했다. 하지만 어린 딸의 전도는 어머니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새벽 4시면 일어나는 어머니를 따라 그녀도 정확히 4시에 일어났다. 어머니가 염불을 외면 옆에서 조용히 기도했고, 주일예배에 들은 설교를 무작정 되풀이하여 전해드렸다. 그래도 어머니는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
그녀는 다시 새로운 결심을 했다. 어머니가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실 때까지 주일에는 무조건 금식하기로 한 것이다. 평일에는 학교에 가야 되니까 할 수 없고, 주일은 세 끼 몽땅 금식을 했다. 3년을 금식하며 기도한 끝에 어머니가 예수님 앞에 두 손을 들었다. “그래, 이 에미가 졌다. 내 교회에 나가 볼 테니 이제 그만하자!” 이후 예수님을 깊이 만난 어머니는 불타는 전도자가 되셨고, 나머지 식구들과 마을 사람들까지 하나님께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났다.
이정말 사모는 처음 조산원을 시작하면서 하나님께 약속을 드렸다. “하나님, 저는 하나님 사업을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제 사업을 맡아주세요.” 하나님의 일, 곧 전도를 하기 위해 조산원을 시작한 것이다. 무작정 전도하면 무척 힘이 들었지만 불안한 산모를 위로하고 격려하면 의외로 전도의 문이 쉽게 열렸다.
하나님께서 영혼 구원을 위해 애쓰는 그녀의 모습을 그렇게 기뻐하셨다. 하루는 하나님께서 믿음의 눈을 열어 보여주셨다. 그녀는 그때 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제가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혼자서 공중을 막 날아다녔어요. 아래는 아름드리나무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고, 창공을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겁니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기쁨으로 온몸이 짜릿해져요. 저에게 왜 흰 드레스를 입혀 주셨을까요? 우리가 장차 예수님을 만나려면 흰 옷을 입어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예수님은 신랑이시고,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부입니다.”
조산원은 늘 산모와 아기들로 북적거렸다. 산모들이 구름같이 몰려오는데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아기들은 왜 그렇게 밤에만 나오는지... 아기들을 받다 보면 한숨도 못 잤는데 벌써 먼 동이 터오곤 했다. 그러다 보니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 게 어려워졌다. 한두 번 빠지다 보니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점차 게을러져 새벽기도회에 예사로 빠지게 되었다. 결국 그 일로 하나님께 호된 책망을 받고 말았다.
모처럼 기운을 차리고 새벽기도회에 간 어느 날이었다. “육신의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잠도 안 자면서까지 일을 하면서 그래, 네 아버지께 드리는 영적 제사는 피곤하다고 게을리할 수 있단 말이냐? 무릇 쉬지 말고 기도하라 하지 않았느냐?” 너무도 또렷한 하나님의 음성에 혼비백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이 못난 죄인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다시는 새벽기도회에 빠지지 않겠습니다. 저의 육신을 붙드시고 영혼을 붙들어 주시옵소서.”
눈물로 회개한 그녀는 그날부터 절대 새벽기도회를 빠지지 않고 철저히 지켰다. 아무리 피곤해도, 밤새도록 아기를 받아도 새벽기도 시간만큼은 어김없이 하나님께 바쳤다. 한숨 못 자고 꼬박 밤을 새워도 새벽기도회 시간이면 교회로 달려갔다. 졸더라도 교회 가서 졸겠다는 마음으로 왕복 한 시간의 거리지만 찬송을 부르며 기쁜 마음으로 오갔다.
아무리 밤을 새워도 새벽기도회를 갔다 오면 하나도 피곤하지 않은 채 새로운 힘이 솟아나곤 했다. 하나님께서는 그녀가 새벽기도의 은혜와 신비를 잊어버리지 않기를 원하셨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