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화가로 화려한 인생 2막 우순태 목사
미술의 꿈교단 총무화단 ‘70대 샛별’ 미대 지망생서 하나님의 종으로 은퇴 후 하루 12시간 붓과 씨름 왕성한 창작열로 400여점 그려 지금은 미국 전시회 추진할 정도
교단 총무를 지낸 우순태 목사(사진). 지난 40여 년간 강단에 섰던 그가 은퇴 후 붓을 잡고 ‘예수쟁이 화가’로 변신했다. 목사로서 천지창조의 섭리를 전했던 그는 이제 붓을 통해 하나님의 오묘한 솜씨를 화폭에 담아내며 '예수쟁이 화가'로서 인생 2막을 연 것이다.
우 목사는 원래 미술대학 진학을 준비했던 실력자였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교사의 눈에 띄어 그림을 배웠고, 친구들에게 “너는 화가가 될 줄 알았다”는 말을 들을 만큼 재능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환쟁이 되면 굶어죽는다”는 시대적 인식과 목회자의 소명을 따라 1973년 신학의 길을 택하며 붓을 놓아야 했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열정은 끊이지 않았다. 학창시절 서울신학대학교 명헌기념관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에 공동으로 참여했고, 군 복무 중 육군신우작품전을 기획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졸업 후 첫 목회지인 무녀도교회에서는 낙도 중학교인 선유도중학교 미술 교사로 자원봉사를 하며 그림과의 끈을 이어 갔다.
그러나 공식적인 화가 활동은 목회에 전념하며 중단됐다. 교단 총무 등 오랜 기간 공직생활에 매진하며 붓을 잊고 살았던 그가 다시 붓을 잡은 것은 68세인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다.
늦깎이로 다시 시작했지만, 그의 열정은 치열했다. 은퇴 후 은둔하다시피 그림에만 몰입했다. 하루 12시간 이상 붓을 잡았고, “최고가 되겠다는 꿈” 때문에 허리와 손가락이 아파도 행복했다고 고백하는 혹독한 창작 수련을 거쳤다.
이제는 단순히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그의 그림은 불과 4년 만에 기성 화가 못지않은 수준을 갖추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한국 유명 미술 동인회인 모구회 이사장 박인호 화백과의 인연은 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박 화백은 우 목사의 그림 수준을 높이 평가하며 3인전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박 화백은 “목사님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다”며 그의 작품성을 인정했고, 이는 우 목사가 화단에서 정식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됐다.
우 목사는 그림을 통해 ‘문화선교’를 펼쳐나가고 있다. 천지창조의 오묘한 솜씨를 화폭에 담아 비신자들에게도 ‘열린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삼는다는 철학이다.
그의 그림은 이러한 선교 비전에 따라 교회와 모교에 기증되어 활용되고 있다. 이미 서울신학대학교 본관과 총장실 등에 그의 작품 12점이 걸리는 등 그의 그림은 전문가와 대중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는 4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할 정도로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다.
『활천』에 2년 동안 작품이 연재되고 서울신대 캘린더로도 제작되었다. 그의 작품은 미국 드류대학교 학장실과 애틀랜타 성결세계선교센터에도 전시되었다.
우 목사가 그림을 그리는 목적은 분명하다. 그는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오묘한 솜씨를 그림으로 해석하는 데 집중한다.
“사람들이 0.5초 만에 시청각 자료를 볼까 말까 결정하는 시대에 그림을 가지고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일반 계시를 접하게 하는 오픈 마인드의 기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일반인들이 쉽게 공감하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구상화(수채화)를 중심으로 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열도록 돕는 '문화 선교'의 도구로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 목사는 이제 활동 무대를 해외로 넓힌다. 현재 미국에서 ‘고국의 산하(鄕愁)’를 주제로 전시회를 추진 중이며, LA, 애틀랜타, 뉴욕 등지에서의 개최를 논의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개인적인 영달이 아닌, 선교적인 목적으로 활용한다. 50여 점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작품 판매 수익금은 제작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현지 선교 단체나 교회 재정으로 기부할 계획이다.
우 목사는 은퇴 후의 삶을 레저(Leisu re)의 참된 의미를 실현하는 시간으로 정의한다. 레저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본래 자기가 되고 싶었던 것, 인생이 바빠서 못했던 것을 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의미한다.
평생 예수쟁이로 살아온 우순태 목사는 이제 그림쟁이의 옷을 입고, 붓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세상에 보여주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