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교회서 한국어 유학… ‘구원-코리안 드림’ 이끈다
크라이스트리목회연 현지 사역 3개 교회 어학당 현판식 열고 한국 유학 비용도 줄여주기로 “3년내 100개 교회에 어학당”
크라이스트리 목회연구소(대표 백성도 목사)는 지난 9월 21-27일 5박 7일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목회연구소는 엿새동안 현지 교회 방문 및 고아원 사역, 성경 세미나, 유학원과의 MOU 등 여러 사역을 진행했다.
이렇게 다양한 사역 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베트남의 다음세대를 돕기 위한 현지 교회와의 어학당 현판식이다. 총 3곳에서 진행된 어학당 현판식은 단순히 현지 교회와의 사역이 아닌 베트남의 다음세대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이것을 하나씩 이뤄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개 교회 협력-온라인 수업도 계획
크라이스트리 목회연구소는 이번 방문에서 박장교회(응위엔 꾸 목사) 흥이엔교회(하이꿘 목사) 좋은씨앗교회(띠엣 전도사) 등 3곳에서 어학당 현판식을 진행했다. 현재 크라이스트리 연구소와 협력해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회들이다.
현지 교회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찾아오면 현지 목회자와 봉사자들이 한국어를 가르치고 크라이스트리는 현지 교회를 지원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한국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직접 한국어 수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각 교회마다 10여 명씩 약 50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각 교회의 상황에 따라 중국어와 악기 등 별도의 소그룹이 진행되는 곳도 있다.
또한 이곳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어학시험에 통과한 학생들의 유학도 도울 계획이다. 백성도 목사는 “3년 전부터 사역이 시작되었고 지금은 헌신된 현지 사역자들이 소그룹 형식으로 수업하고 있다”며 “현지 교회의 어학당은 한국으로의 유학을 꿈꾸는 기독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그들의 꿈이 이뤄지도록 돕고, 복음을 전하는 리더로 세워 현지 복음화의 일꾼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심고, 복음으로 물주고
이들의 사역은 가난한 현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많은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오지만 대부분 재정을 마련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현지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유학원을 통해 한국으로의 유학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공부 중인 많은 학생들이 한국에 오기 위해 빚을 지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형편이다. 서울신대에 재학 중인 어학원 학생 중에도 평일 저녁과 주말에 일을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지 교회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크라이스트리 목회연구소의 소개로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면 이런 비용은 많이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어학원과 유학원에 지불해야 할 수업료와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교회에서 진행되는 교육인만큼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하게 되고 크리스천 리더로서의 비전도 전수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신학대학교 등 많은 신학교에서 한국으로 유학오는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현지에서 복음으로 무장된 다음세대가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면 보다 확장된 차원의 선교사역이 이뤄지는 것이다.
베트남 학생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현지인들도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번 일정에서 통역과 번역, 기획 등을 전반적으로 맡아 수고한 황티응언 사모(호주 베트남인교회)는 “저도 몇 년 전 곤지암교회에서 진행된 사역에 초청을 받아 직접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되었고 한국어도 많이 늘었다”며 “교회에서 이런 사역을 맡아준다면 훨씬 신뢰가 되고 비용적으로도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3년 전부터 시작된 꿈
크라이스트리 목회연구소의 현지교회 현판식은 일회성 사역이 아닌 이미 3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된 비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소 측은 2022년 북베트남을 방문해 다음세대 교육을 위한 방안을 현지 교회와 논의한 바 있다. 이후 연구소는 북베트남 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해 교회교육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현지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사역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현지 교회에 교육교재를 제공하는 등 협력의 끈도 놓지 않았다. 이번에 협약을 맺은 3곳의 교회도 바로 3년 전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지속적으로 통역해 온 곳이다.
지난 3년간의 베트남 사역을 함께 해 온 사무총장 김수희 목사는 “처음 베트남 사역을 시작한 후 다음세대에 대한 꿈을 공유하며 꾸준히 사역한 결과로 이번 협약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며 “오래 전 미국 등 선진국의 도움을 받아 유학을 갔던 분들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엘리트가 되었던 것처럼 베트남의 다음세대가 현지에서 복음을 듣고 유학을 다녀오면 어떤 리더로 성장할지 너무 기대되고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현지 대학에서도 관심 보여
크라이스트리 목회연구소가 추진한 이번 협약은 현지 대학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하노이국제전문대학교(총장 쯔엉 뚜언 쭝)는 연구소 측에 먼저 연락해 향후 협력을 제안했다.
하노이국제전문대학교는 3년제 사립대로 3,8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등의 언어 계열 전공과 호텔경영과 여행, 골프, 마케팅, 경제, 경영 등 다양한 학과를 운영 중이다. 현재 청주대와 충북도립대 등 한국의 대학과 교류 및 협력 사업을 진행하며 매년 80여 명의 학생들을 한국으로 보내고 있다.
백성도 목사는 “많은 재정을 요구하는 어학원과 유학원 등과 비교할 때 순수한 마음으로 돕고 싶어하는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다”며 “이후 서울신학대학교 등 신학대학교와 연결해 현지 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백 목사는 “한국의 어학원이나 대학으로 유학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데 가난하지만 꿈을 잃지 않고 있는 현지 학생들이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3년 내 100개의 현지 교회에 어학당을 세우는 게 최종 목표”라며 “현지 학생들이 재정의 부담을 갖지 않고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더 많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길 기도한다”고 바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