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67호)
AI는 도구, 목회 본질은 변하지 않아
한국교회 목회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담임 목회자의 80%가 이미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은 설교 준비 과정에서 매주 AI를 활용한다고 한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사용률이 40%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교회 목회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설교문 작성이나 점검, 성경 연구 자료 획득 등에 도움을 주는 것은 목회자에게 효율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단순한 자료 확보나 시간 절약의 차원을 넘어, 목회자 자신이 말씀 앞에서 씨름하며 성령의 음성을 듣는 과정을 결코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AI 시대에 목회자는 기술을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동역자로 활용할 수 있다. 설교 자료 정리, 교인 관리, 교육 콘텐츠 제작, 행정 업무의 자동화는 목회자가 본질적 사역인 말씀과 기도, 영적 돌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온라인 예배나 선교 현장에서 AI 번역과 데이터 분석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낮추는 귀중한 도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AI가 주는 편리함 속에서 목회자가 본질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시대의 도구를 잘못 사용하는 어리석음이 될 것이다.
목회계획에서도 마찬가지다. 목회계획은 AI를 무조건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차원을 넘어, 신학적 분별과 윤리적 성찰 위에 세워져야 한다. 특히 내년도 목회계획을 준비하는 지금, 각 교회는 단순히 형식적인 문서 작업을 넘어 한 해를 돌아보고 기도하며, 교회의 사명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AI와 같은 새로운 도구를 활용할 수 있으나,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중심에 두는 내실 있는 계획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목회계획은 담임 목회자 개인의 구상이 아니라, 당회원과 부교역자, 성도들이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는 공동의 비전이 되어야 한다. 그럴 때 온 성도가 한 방향으로 마음을 모아 기도하며 나아갈 수 있다. 아울러 세대별 목회 전략, 세대 통합 예배, 다음세대 양육 등 한국교회가 직면한 시대적 과제 또한 목회계획 속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AI의 도입과 새로운 목회 트렌드는 결국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라는 요청이기도 하다. 한국교회가 새로운 시대적 도전에 직면한 지금, 모든 교회와 목회자가 내실 있는 목회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할 때, 교회는 더욱 든든히 서며 다음세대와 함께 부흥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신앙을 담고 표현하는 것은 시대별로 달라질 수 있지만 본질은 변함이 없다. AI가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이 바로 신앙의 영역이다.
따라서 목회 계획은 AI를 단순히 기술적 도구로 여기는 차원을 넘어, 신학적 분별과 윤리적 성찰을 전제로 세워져야 한다. 교회는 AI를 무조건 수용하거나 거부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신앙 공동체를 더 건강하고 성숙하게 세우는 데 사용할 수 있을지 지혜롭게 고민해야 한다.
이제 교회는 AI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AI는 우리의 목회를 어떻게 돕는가?”를 넘어, “AI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더욱 복음적이고 인간적인 목회를 이루어 갈 것인가?”라는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기술 발전 속에서 변치 않는 목회의 길을 지켜내는 지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