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오개(1467호)우리나라 역사에서

2025-09-24     한국성결신문

▨… 우리나라 역사에서 대왕이란 칭호를 가지고 있는 분은 광개토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과 세종뿐이다. 세종대왕께는 관용적으로 성왕(聖王)이란 호칭이 더해진다. 백성들이 지혜를 얻고 편리하게 쓰도록 하려는 자비로운 마음에서 한글을 창제하였기에 그를 성군이라 하는 것이다. 성직자라는 호칭을 당연하게 여기는 이들의 귀(耳)와 입(口)은 백성을 불쌍히 여긴 세종 임금(王)의 거룩한(聖) 마음을 품고 있는가.

▨… 유럽에서도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하기 이전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일부 귀족과 성직자로 한정되어 있었다. 마틴 루터가 라틴어 성경을 토박이말 독일어로 번역하여 종교개혁을 이루었던 것처럼, 한글 성경이 우리 민족의 개화와 역사적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음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 한글이란 이름은 한힌샘 주시경(1876~1914)이 쓰기 시작한 것으로, 하나이며 크고 바르다는 뜻의 우리말 한(하나. 큰. 바른)에 문자(文字)가 아닌 글을 더한 것이니,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온 선교사들이 신의 이름(엘로힘. 여호와)을 중국의 상제(上帝)나 가톨릭의 천주(天主) 등을 놓고 고심할 때 우리 역사와 문화를 깊이 연구한 제임스 게일의 주장을 따라 하나님으로 번역한 것도 한글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겠는가.

▨…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는, “조선이 한결같이 대국을 섬겨왔는데 만일 중국에 알려지면 부끄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예로부터 구주(九州)의 안에 풍토는 비록 다르오나 지방의 말에 따라 따로 문자를 만든 일이 없사옵고 오직 몽골·서하·여진·일본 등 오랑캐(夷狄)들만 따로 문자를 가지고 있습니다”라며 반대하였다. 지금도 지탄받는 사대주의가 당시 진리였으니 듣는 귀는 괴롭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 애니메이션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이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하고 주제곡 ‘골든’은 빌보드 차트 통산 6주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노래 가사 중 ‘yeongwonhi’가 뭐지? 하며 한국어를 검색하며 배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데지난날 한글 보급과 민족의 독립, 개화에 앞장선 공헌을 자랑하는 한국교회가 불필요한 외국어보다 우리 정서와 역사가 담겨있는 모국어와 한글을 더욱 새롭고 멋지게 쓰는 일에 다시 앞장서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