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위기 앞에 교회가 나아갈 길, ‘돌봄’에서 찾다
CTS·행복한미래, ‘런투게더 한국교회 교육·돌봄 박람회’ 개최 전문가들 “교회는 지역사회의 신뢰받는 돌봄 파트너”
CTS기독교TV(회장 감경철 장로, 이하 CTS)와 행복한출생 든든한미래(이하 행복한미래)는 9월 13일 CTS아트홀에서 ‘런투게더 한국교회 돌봄·교육 박람회’를 개최하고,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교회가 돌봄 공동체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했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령 제1439호가 시행되면서 교회와 종교시설이 별도의 용도변경 절차 없이 아동돌봄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박람회는 이러한 법적 기반 위에서 교회 현장이 돌봄사역을 효과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실제적 자료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본격적인 박람회에 앞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강유진 교수(총신대)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의 돌봄방향 및 역할’을 주제로 한 발제를 시작으로 광현교회(서호석 목사)의 교회 공간을 활용한 지역사회 섬김, 포항장성교회의 B.O.K 스쿨(담당 윤선아 목사), 기독교대안학교 요셉지도자학교(이동주 교장) 등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강유진 교수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의 돌봄 방향 및 역할’이라는 주제 발제를 통해 저출산 시대 속 교회의 돌봄 사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최근 출산율이 소폭 반등했지만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2자녀 이상 출산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저출산·고령화 정책은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으로 발전해왔고, 이에 따라 교회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돌봄 욕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으로 돌봄 부담 완화에 대한 욕구가 크다. 영유아기 희망하는 돌봄시설과 실제 공급되는 돌봄시설 간 불일치도 커지고 있다”며 “교회는 지역사회 내 돌봄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신뢰와 협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 교수는 차별화된 돌봄 콘텐츠 개발과 품질관리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문성, 시설 안정성, 지속성, 이용자 만족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며 “미혼 청년에게는 결혼 준비 교육과 가족·자녀 가치관 형성이, 기혼 부부에게는 양육정보 제공과 자조모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교회 자체의 돌봄모델 창출을 당부했다. 강 교수는 “어떤 연령대에, 어떤 내용을, 어떤 파트너십을 통해 돌봄을 제공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시설 점검, 전문인력 및 자원봉사 확보, 예산과 프로그램 등 운영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서호석 목사(광현교회)는 ‘지역 주민에게 열린 교회’라는 주제로 발제하며 교회의 본질과 지역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했다. 그는 “건축법 개정과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으로 교회가 교육과 돌봄에서 그 어느 집단보다 유리한 환경을 갖게 됐다”며 “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존재 목적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갈현2동 지역 분석을 토대로 교회의 사역 방향을 정리했다. 그는 “주민들이 모일 공간이 부족하고, 빈곤 노인이 많으며, 아동·청소년 돌봄이 절실했다”며 “우리 교회의 자산은 헌신적인 성도들과 지역아동센터 운영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광현교회는 본당과 시설을 지역사회에 개방해 학교 행사, 마을총회, 문화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돌봄 사역을 펼치고 있다.
포항장성교회에서 복스쿨(Beginning Of Knowledge)을 담당하고 있는 윤선아 목사는 교회의 공간과 말씀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다음세대 돌봄·교육 모델을 소개했다.
윤 목사는 “‘복스쿨’은 지식의 시작이 성경, 곧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고백에서 출발했다”며 “아이들이 지혜와 지식, 비전으로 성장해 신앙의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동대학교 VIC초중등지원센터와 연계해 교육적 전문성을 더했다. 이외에도 신앙 성숙을 돕는 자체 프로그램으로 말씀 플래너와 말씀쓰기 노트를 제작해 학생들이 매일 말씀과 동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복스쿨은 학업적 돌봄과 함께 공동체적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가족 공동체 활동, 야외 체험, 미션 요리대회, 선교지를 위한 기도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또한 수학·독서토론·피아노·미술 등 교과 및 예체능 교육과 더불어 성경암송대회, 코딩캠프, 금요기도회 등을 통해 아이들의 영성과 재능을 동시에 키워가고 있다.
윤 목사는 “복스쿨은 단순한 학습 지원이 아니라, 말씀과 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이 신앙으로 뿌리내리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도록 돕는 장”이라며 “교회의 주중 공간을 다음세대를 위한 열린 배움터로 활용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곧큰나무교회(이경원 목사)는 기독교대안학교를 세우기 전부터 지역아동센터와 방과후공부방을 운영하며 지역 아이들을 돌봐왔다. 담임 이경원 목사가 세 자녀를 입양한 것을 계기로 성도들 가운데서도 입양에 동참하는 가정이 늘어나, 교회 안에는 약 30여 명의 입양아동이 함께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 중에서 사정상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면서 대안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히 제기돼 본격적으로 요셉지도자학교를 시작하게 됐다.
요셉지도자학교는 유아부터 중·고등 과정까지 운영되며 △홀리드림 선교원 △SOTA 영어학교 △리더십 중·고등학교 △방과후 학교로 구성돼 있다. 미국 기독교 교재를 활용한 영어 교육, 검정고시 특별전형, 중국 대학 진학 연계 등 다양한 진학 경로를 제공하고 있으며, 성도들의 재능기부와 학부모 멘토링, 말씀 중심 훈련을 통해 아이들의 신앙과 인성을 함께 세워가고 있다.
교장 이동주 목사는 “요셉지도자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입양아동과 다음세대를 품는 교회의 돌봄 사역의 열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