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규 선교사, 아내의 나눔과 본부 지원으로 새 희망 품어”
28년간 선교 후 귀국…아내 신장기증으로 새 생명 장기기증운동본부, 박원규 선교사에게 수술비 지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유재수 장로, 이하 본부)는 지난 9월 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신장이식 환자 박원규 선교사(68세, 남)에게 수술비 일부인 400만원을 전달했다.
박 선교사는 1985년 사구체신염 진단을 받은 이후 수차례 고비를 넘기며 병과 싸워왔다. 당시 60kg이었던 체중이 95kg까지 불어날 만큼 전신이 붓고, 혈압 합병증으로 극심한 두통에 시달려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오랜 기간 약물치료와 관리로 버텨왔지만 신장 기능은 점차 악화되었고, 결국 지난해 6월부터 이틀에 한 번 몸속 피를 빼내어 기계로 노폐물을 거르는 혈액투석 치료를 받게 됐다. 그러다 지난 8월 6일, 아내 유희숙 사모(66세)의 신장을 이식받은 박 선교사는 새로운 회복의 길에 들어섰다.
박 선교사의 투병 여정에는 언제나 신앙과 서원이 있었다. 젊은 시절 “평생을 선교에 헌신하겠다”는 결단을 따라 1997년부터 올해 6월까지 28년간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선교사로 사역했다. 그는 “아내는 내 소명을 묵묵히 따라와 준 동역자였고, 오래전부터 ‘누군가에게 필요하다면 생명을 나누겠다’는 신앙적 서약을 나를 위해 지켜 준 생명의 은인”이라며 “나의 몸과 영혼을 살려준 은혜의 통로인 아내에게 평생 감사하겠다”라고 전했다.
긴 투병과 오랜 해외 사역으로 더해진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이번 수술비 지원은 박 선교사의 가정에 큰 힘이 됐다. 박 선교사는 전달식에서 “오랜 선교 사역을 마치고 귀국한 뒤, 다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아내의 숭고한 나눔과 많은 이의 사랑 덕분에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되었으니, 받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본부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중위소득 80%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및 각막이식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대상자에게는 장기이식 수술비 최대 1천만원, 각막이식 수술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장기이식은 기증인의 숭고한 실천과 환자의 의지, 가족의 헌신과 더불어 사회의 나눔이 함께 만들어내는 기적”이라며 “더 많은 이가 그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생명나눔의 가치를 확산하고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