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교회 787명 “기적은 이제 시작”
‘미라클700’ 여름 사역 마무리 국내-해외 12개국 단기선교 1080 세대 뛰어넘은 사역에 교인들 뭉치고 큰 은혜 체험
# 캄보디아 아이들의 머리를 빗는 순간, 머릿니가 후두둑 떨어졌다. 머릿니를 제거하기 위해 약을 발라주고, 뙤약볕 아래서 머리를 감기느라 얼굴은 벌겋게 익고, 땀이 비오듯 쏟아졌지만 팀원들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머리 감기기, 손톱 정리, 찬양과 율동, 따뜻한 한 끼 식사라는 평범한 섬김에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신촌교회(박노훈 목사) 미라클700 여름사역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6월 5일 라오스 파송으로 시작해 8월 31일 태국 사역까지 31개 팀 사역이 끝났다. 성도 787명이 참여한 ‘신촌교회 미라클700’은 생생한 간증이 가득했다.
지난 8월 25–30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조이풀스쿨에서 사역한 캄보디아 5팀(팀장 이천우 장로) 21명도 “땀 흘려 섬겼지만 오히려 우리가 더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원희·김학련 선교사(교단 협력) 부부가 세운 기독학교 조이풀스쿨은 유치원부터 중학생까지 250여 명이 재학 중인 현지 인가 교육기관으로, 캄보디아 교육과정을 성경적 세계관으로 가르치고 있다. 팀은 이재호 선교사와 협력해 아이들을 섬기는 데 집중했다.
선교팀은 위생팀이 머릿니 약을 도포하고 정성스레 머리를 감겨주니 아이들이 “시원하다”며 좋아했다. 머리를 말리고 빗어 단정하게 묶어주고 손톱까지 정리해주자, 거울 앞에 선 아이들은 “마음에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별것 아닌 사역 같지만, 바닥에 떨어진 머릿니를 직접 본 팀원들은 ‘이 사역이 꼭 필요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식당팀은 좁은 주방에서 에어컨도 없이 사투를 벌였다. 가스불이 꺼질까 선풍기도 켜지 못한 채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 불고기를 굽고 수박을 자르며 전교생과 교사 등 250여 명의 점심을 준비했다. 최고령 팀원인 김필순 권사(80세)는 “힘든 것보다 기쁨이 더 컸다”며 환하게 웃었다.
영어교육팀은 교실을 돌며 영어로 찬양과 율동을 가르쳤고, 현지 아이들은 신나게 따라 부르며 마음껏 찬양의 기쁨을 표현했다. 특별한 장비나 거창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저 머리를 감기고, 식사를 준비하고, 함께 노래하고 기도하는 평범한 섬김이 현장을 채웠지만, 섬기는 이나 받는 아이들이나 모두가 큰 만족감을 느꼈다.
이런 장면은 캄보디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미라클700 31개 선교팀 787명이 발을 디딘 모든 현장에서 동일한 은혜의 체험이 일어났다. 평범한 섬김 속에 숨겨진 기적의 힘은, 신촌교회가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추진한 미라클700 프로젝트의 결실이었다.
올해 파송받은 이들 중에는 난생 처음 단기선교에 참여한 사람이 많았고, 장년팀 대부분이 60대 이상이었기에 “우리가 도움이 될까” 망설이던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6주간의 선교학교에서 ‘가서 복음을 전하고, 가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돌아올 때는 은혜를 받고 오자’는 목표를 가슴에 새겼고, 각자 할 수 있는 사역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섬기는 이나 섬김을 받은 이나 모두가 은혜를 체험할 수 있었다.
교회학교 팀은 일본과 대만에서 전도 사역을 감당했고, 청년부 12개팀은 국내외 여러 지역에서 봉사와 전도를 병행했다. 장년부 13개팀은 몽골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네팔 등 해외는 물론 국내 현장에서도 혼신의 사역을 펼쳤다.
사역의 내용도 다양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에게 새 신발을 선물하며 복음을 전했다. 대만에서는 초등학생들이 현지어로 전도해 결실을 맺었다. 의료선교팀은 베트남에서 아픈 이들을 치료했다.
청년들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6개국에서 말씀과 찬양, 교육과 놀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복음을 전했고, 올 겨울 4개 팀 사역이 이어질 예정이다.
장년 선교팀은 10개국으로 흩어져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청소하며, 함께 예배함으로써 ‘누구나 선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했다.
신촌교회는 이처럼 올해 기적처럼 이뤄낸 ‘미라클700’의 기획부터 준비과정, 실행, 후속조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세세히 기록한 『선교백서』를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