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는 ‘그리스도인의 완전’ 교리 수정 안했다
6개교단협의회 제주서 토론회 “인간의 연약함을 인정하면서도 주님 온전히 사랑하는 삶 의미 마지막 일기에서도 되레 강조”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양기성 박사)는 지난 8월 18-20일 제주 리젠트 마린 호텔에서 제2차 하계 부부수양회를 개최했다. 이번 수양회에서는 웨슬리 신학의 핵심 교리인 ‘그리스도인의 완전(Christian Perfection)’을 주제로 한 신학 토론회가 첫날 저녁 열린문교회(김창환 목사)에서 열려 주목을 받았다.
최근 웨슬리가 말년에 이 교리를 수정하거나 포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웨슬리안 지도자들은 신학적 뿌리와 교리적 정체성을 재확인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한 것이다.
김진두 전 감신대 총장(감신대 석좌교수)은 “웨슬리는 22세 옥스퍼드 졸업 이후 평생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추구하며 가르치고 실천했다”며 “이 교리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성경 전체가 요구하는 하나님의 명령이며, 오늘날 신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영적 지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웨슬리가 말년에 이 교리를 수정하거나 포기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웨슬리가 ‘완전주의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크리스천 퍼펙션’, ‘완전한 성화’, ‘완전한 사랑’ 등의 표현을 통해 순수한 동기와 태도, 하나님의 뜻에 대한 전적 순종을 의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천사적 완전이 아닌, 인간의 연약함을 인정하면서도 하나님과 이웃을 온전히 사랑하는 삶이라는 것이다.
양기성 박사도 웨슬리의 말년 교리 수정 주장에 대해 1791년 사망 직전까지 작성된 일기와 저널을 근거로 반박했다. 그는 “웨슬리는 여섯 차례 일기에서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강조했다”며 “칼빈주의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 교리를 붙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교단 헌법에도 웨슬리의 성결 체험과 성령 체험이 명시돼 있으며, 이는 교단의 정체성과 안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교리”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도 이에 대해 “웨슬리는 말년까지도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완전성화는 죽음 이후가 아닌 현세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며, 신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믿음과 성령의 역사로 이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한 목사(오목천교회 원로)도 “교인들 가운데 어떤 순간 완전한 사랑에 지배받는 상태를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 상태가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순간의 헌신과 희생은 의미 있는 영적 체험”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참가자들에게 웨슬리 신학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하며, 성결한 삶을 향한 영적 순례의 길을 다시금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한편, ‘복음 안에서 하나 되는 연합’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수양회는 기성, 예성, 기감, 기하성 등 웨슬리언 교단의 지도자와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건회, 웨슬리 신학 간담회, 제주 둘레길 탐방 등으로 진행되었다.
대표회장 양기성 박사는 대회사에서 “이번 수양회는 웨슬리의 신학과 영성을 계승하며 한국 교회 안에서 정체성을 회복하는 출발점”이라며 “우리의 연합이 혼란과 분열이 만연한 시대에 거룩한 성결의 불길로 타올라 한국 교회 회복의 통로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개회예배에서 김철한 목사는 ‘주인의 품삯 계산법’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천국은 땅의 경제 논리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운영되는 곳”이라며 “비교와 불평 대신 감사와 겸손으로 살아가는 것이 천국 시민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주삼식 전 성결대 총장도 “웨슬리언 6개 교단이 말씀과 기도로 하나 되는 모습은 한국 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축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