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교실서 복음 전하니 부모들도 교회로”

바둑선교회 대표 박성철 목사 “부활 등 핵심 메시지 담겨있어 노인-군선교 지원이 당면 목표 중국-일본 등서도 거부감 없어 선교사들 자격증 따게 지원을”

2025-08-20     황승영

영화 ‘승부’의 열풍으로 바둑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두뇌 스포츠를 넘어, 바둑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이자  선교적 도구로도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흑백 돌을 놓아가는 바둑의 정신은 인간의 선택과 책임을 상기시키며, 복기 과정은 회개의 의미와 맞닿아 있어 기독교 신앙과도 일맥상통한다.
중국, 일본 등 선교지에서도 바둑은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매개로 활용되기에 적합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 교단 내에서도 최근 바둑선교회(대표 박성철 목사)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바둑선교회는 제117년차 총회에서 특수전도기관으로 승인되었으며, 바둑을 복음 전파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바둑선교회 대표 박성철 목사

방과후 바둑 교실: 다음세대 전략
바둑선교회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초등학생 대상의 방과후 바둑 교실 운영이다. 교회가 직접 바둑 교실을 개설하고 홍보하면, 아이들이 바둑을 배우기 위해 교회로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바둑은 아이들의 수리력, 창의력, 가치 판단력을 키우며, 집중력과 인내심을 길러주는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에서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에서 오랫동안 바둑을 가르쳐온 박성철 목사는 “아이 한 명이 바둑을 배우러 오면, 부모가 함께 오고, 그 가정이 다시 교회로 돌아오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주 지역의 한 교회에서는 바둑교실을 통해 학부모 10명 중 1-2명이 자발적으로 교회에 참여했고, 여름 성경학교 참여율은 30% 이상 증가했다. 

기독인 사범 양성: 선교 기반 다지기
바둑선교회는 어린이 바둑교실을 운영하기 위해 교회 내에서 바둑을 지도할 수 있는 기독인 사범을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앙 없는 바둑 지도는 선교가 아니기에, 기독 사범 양성은 선교회의 주된 목표다. 전국 약 6만 개 교회 중 10%만 참여해도 6,000명의 사범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매주 화요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사범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목회자와 평신도 등 바둑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격증 취득 후에는 교회 방과후 교실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서울신대에서는 바둑 동아리를 만들어 목회자 지망생들에게 바둑을 통한 선교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바둑 신앙: 부활의 상징을 품다
한국바둑선교회 대표 박성철 목사는 한국기원 연구생 7기 출신으로, 아마 6단의 실력을 갖춘 고수다. 고등학생 시절 전국대회 4위에 입상했고, 프로 입단 직전 신학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바둑을 선교의 도구로 삼는 이유는 단지 바둑의 묘미 때문만이 아니다. 바둑 속에는 복음의 핵심 메시지인 ‘부활’, ‘정직’, ‘회복’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 “장기나 체스는 왕이 죽으면 끝이지만, 바둑은 죽은 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부활의 상징”이라는 그의 말은 바둑의 영적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또한 그는 “열왕기상 7장 17절에 등장하는 솔로몬 성전의 ‘그물’ 구조가 바둑판과 유사하다”며 “바둑판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우주의 질서를 닮았다”고 강조한다. 집을 짓고, 지키고, 때로는 잃고, 다시 회복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바둑의 구조는 인생사와도 닮아 있다.

2023년 창립된 바둑선교회는 다음세대를 겨냥한 바둑교실과 학원선교, 고령화 시대 노인 선교, 군선교 지원 등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서울 마포구 사무실은 누구나 와서 바둑을 두고 배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된다. 비용은 헌금 방식으로 교회와 개인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바둑을 통한 선교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지방회 내 ‘목회자 바둑대회’, 총회장배 전국 목회자 및 평신도 바둑대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군부대 내 바둑대회를 통해 병사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하고 복음을 전하는 군선교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바둑선교의 글로벌 비전 꿈꾼다
바둑선교회는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박성철 목사는 “태권도가 세계에 보급되며 한국의 위상을 높였듯, 바둑도 복음과 함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언어가 필요 없는 바둑은 문화 콘텐츠로서 종교적 거부감 없이 접근 가능하며, 선교사들이 아마추어 3단 자격증을 취득한 뒤 현지에서 바둑교실을 운영하도록 돕는 전략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선교회가 미약해서 함께 할 동역자와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교단 차원의 관심과 해외선교위원회와 선교사훈련원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바둑에서 ‘수읽기’란 상대의 수를 해석하고 흐름을 예측해 최선의 수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요즘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대, 바둑은 복음의 지혜를 품은 선교의 모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