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국 교회, 다시 통일기도운동 일으키자
김철영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상임대표)
올해는 광복 80주년, 분단 80주년이다. 민족복음화와 통일한국을 위해 기도해 온 한국교회는 민족사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마다 거국적 총체적 기도운동을 전개했다.
역사의 주권자이신 하나님, 국가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며, 열면 닫을 자가 없고, 닫으면 열 자가 없게 하시는 만유의 주재가 되시는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부르짖었다.
특히 “완전한 광복과 해방은 남북통일”이라는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간절한 열망으로 기도운동과 대북 인도적 지원활동에 앞장섰다. 또한 남북 관계가 경색되어 있을 때는 대화와 교류의 물꼬를 트는 일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 2000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는 6월 4일 주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보수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진보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평화 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 특별연합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대북 인도적 지원활동에 적극 나섰다.
지난 2015년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를 조직하여 1월 1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통일기도회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오전 서울명성교회에서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기도회를 했다. 설교와 함께 전문가를 초청한 특강을 듣고,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기도했다. 기도회는 3년 동안 계속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공대에서 남북화해와 통일을 위한 3대 선언을 발표했다. 특히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은 평화통일에 대한 커다란 희망을 갖게 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는 한국교계평신도5단체협의회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금식기도회가 열렸다. 여야 기독 국회의원들과 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해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데, 따뜻한 온돌방 같았던 남북관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꽁꽁 얼어붙은 얼음판으로 변했다. 북핵의 위협과 전쟁의 위협의 기운이 한반도를 엄습했다. 더 이상 통일을 이야기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젊은 세대는 통일을 바라지 않는 의식이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북한 당국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천명했다. 남북 접경 지역 주민들은 대북 확성기에서 나오는 괴음으로 인해 고통을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국민적 열망이 식어진 상황에서 한국 교회 또한 무기력했다.
한국 교회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는 거룩한 열망과 함께 남북통일 이후 “수십만의 젊은이들이 한 손에는 복음을, 다른 한 손에는 사랑을 들고 지구촌 구석 구석을 누비는 거룩한 나라, 성민(聖民) 코리아가 되게 하소서.”(김준곤 목사, 민족복음화의 꿈)고 기도해어ᅟᅡᆻ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소수의 통일기도운동 단체에서만 조용하게 기도운동을 해왔다.
한국 교회가 평화 통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온 것은 단순히 한 민족의 구성원이 다시 하나 되어 살아가자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북 통일이 되면 세계 경제대국이 될 것이고, 젊은이들의 취업난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80년 동안 북한의 기독교인들은 드러내놓고 마음껏, 목청껏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북한에는 우리가 잘 아는 평양 봉수교회와 외국인을 위한 칠골교회가 있다.
또한 북한 전역에 15~20명이 모이는 가정교회가 500여 개 정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숨어서 신앙을 지켜온 지하교회 성도들이 많다고 추정하고 있다. 서울대 김병로 교수는 북한에 최소한 7만 명 가까운 기독교인들이 있다고 추산한다.
남북통일이 되면 세속에 물들지 않은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은 세속주의에 빠져 있는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순교신앙을 전해줄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한국 교회는 다시 초대 교회와 같은 오직 예수, 오직 믿음의 신앙으로 다시 회복될 것이다.
한국 교회 성도들은 80년 동안 가난과 고난 속에 살아왔던 북한 성도들을 사랑의 섬기면서 가진 것을 내어 놓으며 초대 예루살렘교회처럼 유무상통의 공동체를 이루어갈 것이다.
삼각산 능력봉 아래에서 움막 같고 토굴 같은 작고 초라한 민족기도원에서 1962년 2월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 간절히 기도하며 그렸던 김준곤 목사님(한국CCC 설립자)의 “민족 복음화의 환상”이 실제가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지난 6월 4일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관계는 빠르게 회복되어가고 있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하자 북한군도 하루만에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대북확성기를 철거하지 북한군도 대남확성기를 일부 철거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가장 큰 문제다. 북한 당국이 밝힌 “적대적 두 국가론”도 남북 화해와 평화의 걸림돌이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남북 평화와 통일에 대한 희망을 불씨를 다시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 이 일은 한국 교회가 가장 잘 할 수 있다.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이 하나가 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하나 됨의 사명을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맡기셨다. 한국 교회가 남북의 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을 위한 간절한 기도운동을 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광복 80주년, 분단 80주년 광복절을 기점으로 다시 기도의 용광로에 불을 지펴 사랑의 통일을 이루어가는 일에 앞장서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고 금강산 관광 길이 다시 열리기를 기도하며 기대하자. 북한 전역에 다시 교회들이 세워지는 꿈을 꾸자.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으나, 오직 하나님만이 그 일을 가능하게 하신다.
김철영 목사/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