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희 장로의 회심과 신유사역 ⑪

2025-08-06     허명섭 목사(시흥제일교회)

박동희 장로는 40년 이상 경이(驚異)롭다 할 정도의 엄청난 이적과 표적이 따르는 신유 사역을 감당해 왔다.

그 정도라면, 박태선의 전도관이나 문선명의 통일교 혹은 최근의 이만희의 신천지나 안상홍의 하나님의교회처럼 추종자 집단을 만들 수도 있었고, 치부할 수도 있었고, 성적인 스캔들에 휘말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 장로는 하나님의 자리에 앉으라는 악마의 유혹에 휘말리지 않았다. 십자가의 은혜와 은사를 음부에 속한 것들과 바꿀 수는 없었다.

신유의 이론 가운데 ‘삶의 두 종류 체인’이 있다. 이 세상에는 선의 체인과 악의 체인이 있다는 것이다. 선의 체인은 그리스도와 함께 시작하며, 구원과 치유, 생명과 천국에 이른다. 악의 체인은 사탄에 의해서 시작하며 죄와 질병, 죽음과 지옥에 이르게 한다. 그리스도는 인간을 악의 세력에서 구원하셨기 때문에 영과 육이 모두 구속을 받게 되었다. 죄는 질병과 죽음 그리고 지옥의 원인이며, 성결은 건강과 영생 그리고 천국의 원인이 된다. 알렉산더 도위(Alexander Dowie, 1847-1907)의 이론이다. 

죄의 길과 성결의 길은 서로 양립할 수 없다. 성결의 가면을 쓰고 죄의 길을 탐닉할 수는 있다. 사명의 탈을 쓰고 자신의 야심을 채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자는 결코 그러한 길을 걸을 수 없다. 소명자는 이 땅에 속한 것들에 좌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그리스도인과 무늬만 그리스도인을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경계선이 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과 어린아이 같은 육신적인 그리스도인을 분별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있다. 천국의 상급에 대한 실제적인 기대의 여부를 보면 알 수 있다. 누구도 성령으로, 곧 하늘로부터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도 없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박 장로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는 성령의 도구이자, 하늘의 것이 풀어지는 통로였다. 이 비밀을 알았던 그는 주어진 사역에 늘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하나님께서 받으셔야 할 영광이 혹여 자신에게로 향할까봐 두려워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찐하게 경험한 그에게는 천국의 상급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박애주의의 윤리적 종교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는 경이롭고 놀라운 신유 사역을 오랫동안 했지만 그에게 구차하거나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박 장로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확신합니다. ‘하늘에 가면 놀랄 일이 있을 것이다. 큰 교회 목사라고 하늘 나라가면 큰 상 받고, 작은 시골교회 목사라고 책망 받는 것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든 성실하고 진실하게 목회하는 사람들이 하늘에서 상을 받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박 장로는 늘 인생을 정리할 준비를 하고 살았다. “오늘 주님 앞에 섰을 때, 주님께서 어떤 심판을 하실까?” “그때 주님께서 물으시면 뭐라고 대답할까?” 그에게 주님의 심판은 허구나 가상이 아니라 실제였다.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역사이다. 그래서 그는 항상 스스로를 살피며 다짐한다. “큰 것을 꿈꾸기보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자. 테두리 밖으로 나가지 말자. 편법을 쓰지 말자.”

한 사람의 일생을 단선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특히 하나님과 그분의 나라를 위해 일생을 쏟아부었던 사람에 대한 평가는 더욱 조심스럽다. 그래서 복음에 대한 열정을 살아냈던 사람들은 타인을 함부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놓지 않았다. 하늘의 영광을 맛 보았던 그들에게는 경건한 두려움이 있다. 천국의 상급을 기대하지 못하는 인생은 헛되고 헛되다.

참된 인생은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목적으로 삼고 뚜벅 뚜벅 걸어가는 것이다. 그날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의 손을 들어 주실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