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청’ 태동 91년… 코로나로 웅크린 심장이 뛴다
청주-창원중앙-서울중앙-경남 등 지방회 차원 재건 잇달아 기대감 지난달 임원수련회-9월 간담회 등 “청년들이 앞장서 교단에 새 활기” 부흥특위도 12월부터 권역별 지원
1934년 청년 7인의 기도와 전도로 시작된 ‘청년회전국연합회(이하 성청)’. 교단 부흥의 심장이던 이 조직은 청년 사역이 위축되고 코로나19를 지나며 간신히 명맥만 유지했지만, 최근 청주·창원중앙·서울중앙·경남 성청의 재건으로 전국 13개 지련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 시작된 권역별 연합수련회와 ‘원더풀 스토리 아웃리치’가 성청 재건의 마중물로 작용하며 새로운 희망을 싹틔우고 있다. 성청은 과연 교단 청년사역의 부활을 이끌 ‘다시 뛰는 심장’이 될 수 있을까.
성청의 탄생
성청의 뿌리는 1934년 경북 김천남산교회의 청년 7명이 창립한 ‘성우청년회’다. 이들은 기도운동과 전도활동으로 지역에 부흥의 불길을 일으키며 김천 일대에 5개 교회를 세웠다. 이 같은 활동은 ‘활천’에도 소개되며 전국 각지 청년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의 교단 해산으로 1943년 잠시 활동이 중단됐지만, 해방 후 윤판석 장로를 중심으로 1949년 ‘성결교회 청년회전국연합회’가 창립됐다. 같은 해 열린 제28년차 총회에서는 매년 3월 첫 주일을 ‘성청주일’로 지키기로 하면서, 한국교회 최초로 ‘청년주일’을 제정해 청년사역에 힘을 실었다.
1950-1990년대 성청은 신년금식대성회, 성청지도자연수회, 농촌봉사 등 활발한 활동으로 교단 부흥을 선도했다. 1977년 신년금식대성회에서는 지역 복음화를 위한 전도실습까지 진행돼 결신자 59명을 세우며 청년들의 헌신적인 열정을 증명했다.
2000년대에는 세계성결연맹 청년대회를 주도하고, 문화콘서트 등 시대에 맞는 사역도 선도했다. 그러나 점차 저출산, 포스트모더니즘, 청년실업 등의 여파로 성청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됐다.
이런 기류가 심화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정기총회 참석자 수가 5명 남짓에 그치거나 신임 회장 후보조차 구할 수 없어 임원구성추진위원회가 조직되는 위기까지 맞았다. 그러나 멈춘 듯 보였던 심장은 2024년 12월 청주지방, 2025년 1월 창원중앙지방, 3월 서울중앙지방, 6월 경남지방 성청이 재건되면서 다시금 부흥의 기운이 일고 있다.
성청의 재건
오랜 침체와 무관심 속에서 잊혀져 가던 성청. 그러나 “청년들 간의 연합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성청 임원들의 고백처럼, 다시금 교단 청년사역의 심장으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임원단은 성청 재건의 기초를 다지고 청년들을 향한 부흥의 물결을 일으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다.
“성청이 침체됐던 기간이 길다 보니 재건 과정에서 업무 체계와 사업 방향을 다시 세워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성청 강현성 회장의 고백처럼, 성청은 오랜 공백기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회장부터 서기까지 모처럼 완벽한 임원단을 꾸린 성청은 연합 활동에 대한 열정을 품고, SNS 활용과 콘텐츠 기획, 지역 청년들까지 아우르는 전략으로 교단 청년사역의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성청과 각 지련 오프라인 간담회가 예정돼 있으며, 2026년 1-2월 중으로 성청 연합수련회도 준비 중이다.
특히 지난 6월 5-6일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성청 임원수련회도 큰 의미가 있었다. 회장과 직전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초면이던 임원들이 친목을 다지고 각자의 비전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총무 차선화 집사는 “성청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그것마저 감사하게 여기며 임하고 있다. 성청의 성장과 부흥이 곧 교단의 부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개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사역을 ‘따로(지련 자체) 또 같이(전련과 지련의 연합)’ 사역을 통해 교단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다른 임원들도 현장에서 느끼는 성청 사역의 무게감을 토로하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방에선 청년들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흥을 갈망하는 청년들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연합은 어렵더라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부회장 이현균 청년의 목소리에는 긴장감과 동시에 희망이 묻어났다. 2020년 재조직에 나서 현재도 활발히 활동 중인 강원동지방 성청의 사례는 지역 청년들이 다시 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제는 성청이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부회장 변동훈 청년 역시 “성청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움직이는 조직이다. 청년들 간의 연합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고, 이를 통해 교단 전체가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부회장 정재훈 청년은 “성청이 존재하고 활동하는 것 자체가 순종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연합의 명령에 따라 믿음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청의 부흥
“전국성청의 건강한 재건은 반드시 지역성청 재건을 통해 가능합니다.” 성청 지도목사 이두상 목사의 말처럼 교단도 성청 재건을 위한 제도적 지원에 나섰다. 제118년차 총회에서 청소년부흥특별위원회가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성청 정기총회에서는 지도목사 파견까지 이뤄졌다. 이러한 제도적 틀이 마련되자 원더풀 스토리 아웃리치와 같은 현장 프로그램들이 힘을 얻고, 전국 지련에서 부흥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이두상 목사는 “지역성청의 재건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연합을 도모하는 가운데 신앙으로 소통하는 아주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며 “이러한 활동은 개교회 청년사역의 한계를 보완하고, 교회가 미처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남지방 성청 재건은 청소년부흥특별위원회(위원장 정삼열 목사)가 추진한 ‘원더풀 스토리 아웃리치’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경남지방 성청 회장 김문성 청년은 “올해 초에 예수정·은혜평강·청운교회가 원더풀 스토리를 통해 베트남 선교를 다녀오며 연합의 기쁨을 알게 된 것이 성청 재건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지역에서 원더풀 스토리를 다녀온 서기 한재하 청년도 “아웃리치를 통해 말씀과 기도로 준비하며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다”며 “원더풀 스토리로 만난 동역자들과 지금도 삶과 신앙을 나누고 있다. 풋살, 찬양집회 등 다양하게 교제하면서 하나 됨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연합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활발한 사역을 펼치고 있는 강원동지방 성청 회장 김진무 청년도 “‘하나 되어 일하는 공동체’이기에 지금까지 활발한 사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개인마다 성청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정삼열 목사는 “개교회 대부분이 청년부가 없거나 청년부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예수를 믿는 또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며 “성청은 교단 청년사역의 심장과도 같다. 특히 원더풀 스토리 아웃리치처럼 말씀과 기도 안에서 청년들이 연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성청 재건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소년부흥특위는 올해도 12월부터 성청과 함께 각 권역별로 2팀씩 총 10팀의 아웃리치팀을 구성해 아낌없는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성청이 살아야 교단이 산다. 청년들이 떠나는 시대, 교단의 미래를 위해 다시금 기도와 헌신으로 일어서는 성청이 되길 기대한다. ‘다음세대’를 외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동할 때다. 교회와 교단이 함께 청년들을 품을 때 성청은 잃어버린 세대와 미래 세대를 이어주는 든든한 다리가 될 것이다. 다시 뛰는 심장, 성청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