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조치원교회 해결사’ 유장현 장로

“하루 약 14알 먹어도 성도들이 부르면” 교회일이라면 무엇이든 “OK” 크고 작은 수리 도맡아 하고 성전건축 땐 10개월 휴가도 “모든 일을 예수님께 하듯이”

2025-07-02     박종언

교회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YES’인 유장현 장로(조치원교회·사진)의 교회에서의 별명은 ‘맥가이버’다. 힘들고 남들이 꺼려하는 일도 유 장로를 통하면 불가능이 없기 때문이다. 

유장현 장로의 삶은 헌신과 섬김으로 요약된다. 고향교회에서는 성전건축을 위해 아파트를 팔았고 목회자에게는 계절마다 양복을 선물했다. 중형차를 산 후에는 ‘목사님도 좋은 차를 타셔야 한다’고 더 좋은 것을 구입해서 헌물하고 성지순례를 망설이는 목회자에게 흔쾌히 비용을 헌금했다. 교회 건축 때는 10개월간 일도 그만두고 교회로 출근해 공사 현장을 지킨 것도 유장현 장로였다.

그는 “돈이 많아 헌금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좋고 교회가 너무 좋아 섬기게 되었다”며 “나누고 섬기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2012년 조치원교회에 출석한 후에도 섬김은 계속되었다. 주말이면 집 보다 교회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수리하는 것이 주요 일과가 되었다. 손재주가 좋은 그는 방충망을 설치하고 작은 전기 공사 등을 도맡아 했다. 지금도 성탄절 시즌이 되면 직접 성탄 트리도 설치한다.

식당에서 사용할 밥솥과 믹서기 구입 등 베푸는 일상도 지속되었다. 부교역자들의 심방을 위해 경차도 구입하고 선교지에 예배당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베트남과 아프리카에도 교회를 건축했다.

물질의 나눔 뿐만 아니라 교회 성도들의 요청을 해결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교인들이 교회에 요청하는 민원 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도 나선다. 보험영업을 하며 고객만 1만명이 넘는 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하다.

이런 감사와 나눔의 삶을 살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유 장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때문”이라고 간단하지만 확고하게 말했다. 그는 “저에게도 빚이 있고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나눔이 불가능하다”며 “다만 청년 시절에 하나님과 ‘목회자와 교회를 전심전력으로 섬기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고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나누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쁨과 감사만 있을 것 같은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2014년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는 ‘대동맥 박리’로 쓰러진 것이다.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최명덕 목사와 교인들의 간절한 기도로 일어설 수 있었다.

유 장로는 “제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목사님께서 울면서 달려오셨다. 지금도 약을 먹고 고통을 느끼지만 교회의 기도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스스로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정신적인 위기도 겪었지만 오히려 신앙을 단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하루에 14알의 약을 먹지만 그는 담담하다. “내가 가진 것이 주님의 것이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모든 것을 두고 언제든지 떠나야 한다”는 신앙을 갖게 된 것이다.

유 장로의 소원은 마지막까지 하나님과 교회를 잘 섬기는 것이다. 물질만이 아니라 신앙의 모범이 되고 교회를 더 든든하게 세우는 일꾼이 되길 소원한다. 유 장로는 “예레미야 33장 3절을 신앙의 모토로 삼고 있는데 하나님에게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행하면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신앙을 유지하며 꾸준히 섬기고 싶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