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56호)

남북에서 중동까지, 평화 소명

2025-06-25     한국성결신문

중동, 우크라이나,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세계는 지금 깊은 분쟁과 전쟁의 그늘 아래 놓여 있다. 최근 미국의 개입으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12일 만에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휴전협정이 중동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그렇지않으면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휴전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며, 핵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 가능성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가능성과 국제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번 휴전은 일시적 안정에 머무를 수도 있고, 자칫하면 더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기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 무력 중단이 아닌,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구조적 갈등 해소와 신뢰 회복이다. 

이러한 현실은 대한민국에게도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반도는 6·25전쟁 발발 7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분단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역시 중동지역처럼 무력 충돌에 직면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남북 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서 있다. 

한국 교회 역시 갈등 종식과 평화를 위한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단순히 예배당 안에서 드려지는 기도에 머무르지 않고, 고통받는 이웃의 현실을 직시하며 세계의 분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독교는 결코 현실 도피적인 종교가 아니다. 우리는 세상의 고통 한가운데서 그리스도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 할 부르심을 받았다.  특히 성결인들이 세계 평화는 물론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과 전쟁 종식을 위한 기도와 행동에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할 때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에게 참된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일은 시급하다.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갈등보다 화해를 선택할 수 있는 공동체로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예배와 교육, 선교와 봉사의 모든 영역에서 ‘평화의 복음’을 삶으로 구현해내야 한다. 바로 지금, 우리가 바로 그 평화의 증인이 되어야 할 때다.

전쟁은 단순한 이념 대립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폭력과 증오의 극단이며, 인간 존엄을 파괴하는 최악의 선택이다. 성경은 화평하게 하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씀한다. 그리스도인은 전쟁 앞에서 침묵하거나 물러서서는 안 되며, 세상 가운데 평화의 도구로 부르심을 받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전쟁은 종말의 징조일 수 있으나, 기독교의 종말론은 단순한 파멸이 아니라 회복과 새 창조를 향한 소망의 메시지다.

중동은 성경의 땅이자 신앙의 뿌리가 되는 지역이다. 이 땅의 불안정은 단지 지역 문제를 넘어 세계 평화와 직결된다. 이번 휴전을 계기로 중동에 항구적인 평화가 뿌리내리길 간절히 소망한다. 이러한 평화는 기도와 연대, 헌신과 중재라는 우리의 역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렇기에 한국 교회를 포함한 모든 신자들, 특히 성결인들은 이 지역을 위해, 그리고 모든 전쟁터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구체적인 연대의 길을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