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위한 교회서, 이주민과 함께하는 교회로
KWMA, 이주민 선교 컨설테이션 충진M센터·매향교회 등 사례 공유 생생한 현장 경험 나누며 지역교회 중심 이주민 사역 패러다임 제시
“해외선교? 이제는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포항 철강공단에, 농촌교회 골목에 선교지가 이미 와 있었습니다.”
지난 6월 16일 새중앙교회에서 열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제2차 이주민 선교 컨설테이션에서 두 명의 발표자가 전한 지역교회 중심 이주민 선교 사례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신재천 장로(포항충진교회)와 정진학 목사(매향교회)로 한 사람은 병원을 운영하는 평신도이고, 한 사람은 태국 선교사 출신 목회자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이주민을 위한 사역’을 넘어서 ‘이주민과 함께하는 교회’를 실천해온 증인이자 개척자였다.
신재천 장로는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을 처음 만난 2013년 겨울을 또렷이 기억한다. 신 장로는 “낡은 양옥집 뒷방, 전기장판 하나, 반팔 두 장 걸린 벽, 플라스틱 식기. 그것이 형제들이 살아가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안식년으로 한국에 들어온 캄보디아 선교사와 함께 포항 철강공단 주변을 방문했고, 교회 승합차로 데려와 동시통역 예배를 시작했다. 선교사가 복귀한 뒤에도 사역은 멈추지 않았다. 대신 신 장로는 성도들과 함께 기초 크메르어를 익히고, 예배서와 찬양집을 직접 번역했다.
이후 2014년 이후 ‘캄보디아 문화원’을 개소했고, 2019년 현 담임목사인 오재경 목사가 부임한 후에는 교회 차원의 지원을 받아 ‘충진M센터’로 확장됐다. 주일마다 네팔 예배–한국어 교실–캄보디아 예배가 이어지며, 이주민 찬양팀까지 자생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진학 목사는 태국 선교사로 사역하다가 귀국한 뒤 열린교회에서 이주민 사역을 맡아오다 한국·태국·스리랑카인들을 위한 다민족교회인 열린열방선교교회를 개척했다. 그러나 세 나라 언어와 신앙 수준, 문화의 차이는 상상 이상이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주민이 리더로 성장하자 한국 성도들이 점차 소외감을 느꼈다.
공간이 협소해 교회 이전을 고려하던 중 선배 목회자의 소개로 화성 매향교회와의 합병을 제안받았다. 성도 대부분이 고령이던 농촌교회와 젊은 외국인 중심의 다민족 교회가 만난 것이다. 함께 예배당을 보수하고 쉼터를 만들었고, 태국인 청년들은 농촌 어르신들과 송크란 축제를 함께 준비하며 교회를 섬겼다.
지금 매향교회는 특별한 주일마다 연합예배를 드리고, 주중엔 외국인들이 모여 교제하고 말씀을 나누는 공간이 되었다. 정 목사는 “한국 어르신들이 태국 청년들과 친구가 되었다”며 “처음엔 선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이후에는 반드시 목회적 접근과 통합으로 나아가야 건강하게 자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서평택다이룸센터장 김대환 목사는 “이주배경 청소년을 섬기는 입장에서 이 자리에 참석한 많은 분들이 이주민 사역을 감당하고 있거나 계획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큰 힘이 된다”며 “이주민 사역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함께 감당해야 할 이웃 사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해외선교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 곁으로 찾아온 이웃인 이주민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