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오개(1455호)인간을 가리켜 생물학적으로

2025-06-18     한국성결신문

▨⋯ 인간을 가리켜 생물학적으로 ‘슬기 사람’(homo sapiens)이라 칭하는 것은 영장류 가운데 뇌의 용량이 가장 크고 문화적 변화와 발전을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똑똑하다는 인간이 분리와 단절, 지배와 복종의 세계관을 퍼뜨려 마침내 천지 만물이 모두 고통을 겪으며 함께 탄식하는 지경(롬 8:22)에 이르게 된 지금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해 연결과 소통, 공존과 연대의 세계관이 필요하지 않을까?

▨⋯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이 처절하게 대립한 사회적 갈등기, 우리 교단은 임원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유신(有神)’이라는 신앙고백과 ‘진화’라는 과학이 대립하여 파국의 위기를 지날 때, <생명의 협력:이타적 사회에 관한 종교와 과학의 대화>라는 주제의 학술대회(한신대학교. 2025.4.8)가 열려 신학·윤리학·사회학·진화생물학·동물학·신경과학·뇌과학·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이타적 사회를 탐색하고 생명과 사회 협력을 모색하였다.

▨⋯ 학제 간 연구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서의 계명과 공명하며 생명과 인간, 사회, 인류의 본성을 해명하는 열쇠라는 기조로 시작한 학술대회에서 최재천 교수는 자연은 경쟁보다 협력을 통하여 생명을 이어왔다며 인간은 내 안의 35조(兆) 개의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협력은 생명의 기본값이라하였다. 우리 교단, 그리고 신학대학이 이런 열린 자리를 마련할 수는 없었는가.

▨⋯ 그는 다른 대담(주간 기독교 2021.11.10)에서도 말하기를 ‘지혜로운 인간’은 모든 생명체와 ‘공생하는 인간’(homo symbious)으로서 생태적 전환을 해야 한다며 오늘날의 종교가 과학을 적대시하거나 이단시하지 않고 과학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보듬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함께 손잡고 생태 위기를 극복하고 창조 세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 바리새인들은 분리함으로 이루는 구원(salvation by separation)을 주장하였지만, 예수께서 가르치신 성서의 원리를 계승하는 개신교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salvation by faith)의 도리를 따른다. 오직 믿음으로, 홀연히, 하늘의 은총을 입었음을 고백한다면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 소유를 넘어 나눔으로, 지배를 넘어 섬김으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살아가야(호모 심비우스. 구미정) 진정한 슬기 사람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