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년차 총회 참가기
의견 달라도 서로 설득 경청하는 모습 인상적
제119년차 교단 총회가 서울신학대학교 대강당에서 개최되었다. 예배로 시작된 총회장은 묘한 거룩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성찬식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으며, 오랜만에 들은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한 울림은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예배가 끝난 후 진행된 총회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지만, 일부 안건에 대한 대의원들의 찬반 토론으로 인해 장내는 한층 열기를 띄었다. 역시 총회 대의원들은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차근차근 설명하며 이해를 돕고,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첫날 총회가 막을 내렸다.
둘째 날은 총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가 있는 날이었다. 서울신학대학교 강당 앞에는 입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끊임없이 인사를 건넸으며, 아침 일찍 도착한 유권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드디어 선거 시간이 다가왔다. 입후보자들은 자신이 왜 당선되어야 하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꿈과 비전을 열정적으로 발표했다. 입후보자들은 공약을 통해 자신을 어필했고, 당찬 포부를 밝힘으로써 선거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사실상 총회의 핵심적인 결정은 마지막 날에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날의 풍경은 어제와 사뭇 달랐다. 좌석이 듬성듬성 비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무리 선거가 끝났다고 하더라도 다소 의아한 장면이었다. 마지막 오후 회무는 개회 성수를 걱정해야 할만큼 대의원들의 수가 줄었다. 이 때문에 중요한 안건이 부실하게 처리되지나 않을까 우려가 되었다.
사실, 제주도에서 참석하는 대의원들은 항공권 문제로 인해 마지막 시간까지 함께하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 이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온 모든 대의원들에게 해당되는 문제일 것이다. 총회가 둘째 날 늦은 밤까지 진행된 후 셋째 날 오전에 종료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부터 제주도 대의원들은 차라리 목요일이 아닌 금요일에 출발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까지 대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할 방안을 모색하여 총회의 완성도를 높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교단 총회는 일반 사회의 총회와는 확연히 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승패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만이 최고라는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안건 발표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지녔지만 주장하기보다 경청하는 자세가 돋보였다.
투표 시나 퇴장 시에도 질서 있게 줄을 서서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 자신의 쓰레기를 직접 챙겨 나가는 모습 등은 본받을 만한 부분이었다. 다만 오랜 시간 동안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발언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 총회에서는 더 많은 대의원들이 자신의 생각과 뜻을 밝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