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과 함께하는 우리 가족 행복여행”

GKL사회공헌재단, 도너패밀리 33명 가족여행 후원 자연 속 치유와 유대, 회복의 시간 보내

2025-05-28     김준수
GKL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재경)의 후원으로 ‘GKL과 함께하는 우리가족 행복여행’이 지난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다. (사진=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비록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승준이는 누구보다 고귀한 삶을 살았다고 믿어요. 지금도 작고 사랑스러웠던 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2022년 2월 이기원·윤정원 씨 부부의 품에 선물처럼 찾아온 둘째 아들 승준 군은 같은 해 7월,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5개월 남짓 짧은 생이었지만 승준 군은 환아 2명에게 신장과 간을 기증하며 세상에 깊은 감동을 남겼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이하 본부)는 GKL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재경)의 후원으로 지난 5월 23-25일까지 ‘GKL과 함께하는 우리가족 행복여행’을 진행했다.

이번 여행에는 故 이승준 군의 유가족을 포함한 전국의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하 도너패밀리) 33명이 참여했으며, 전라남도 순천과 여수 일대에서 사별의 아픔을 위로받는 생명나눔의 가치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지난 5월 23일 오전 7시 본부 사무실 앞에는 도너패밀리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에도 순천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도너패밀리의 목소리로 북적였다. 2008년 장기기증을 통해 두 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故 김유신 씨의 아내 정선자 씨는 “남해는 남편과 함께 학교를 다녔던 지역이자 남편이 경찰로 근무했던 추억이 깃든 장소”라고 밝혔다. 이날 정 씨는 사별의 아픔을 겪을 당시 곁에서 가장 큰 위로가 되어준 자매들과 동행하며 “같은 아픔을 가진 도너패밀리들과 누구보다 깊이 나의 마음을 헤아려준 친자매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의미가 크다”는 소회를 전했다.

정 씨를 비롯해 오랜만에 여행길에 오른 도너패밀리들은 순천만, 낙안읍성, 선암사 등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명소를 탐방하며 ‘테라리움 만들기 체험’과 ‘힐링 요가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과 ‘허윤정트리오’의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을 위한 특별공연 등을 통해 가족 간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특히 여행 둘째 날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을 탐방하며 도너패밀리가 직접 시민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인식개선 캠페인을 펼치며 뇌사 장기기증인이 남긴 사랑을 널리 알렸다. 같은 날 저녁에는 2018년 뇌사 장기기증인으로부터 심장을 이식받아 두 번째 삶을 살아가는 오수진 기상캐스터가 토크 콘서트의 진행자로 도너패밀리 앞에 섰다. 토크콘서트에서 오 씨는 자신의 심장이식 경험과 감사의 뜻을 도너패밀리에게 전했고 도너패밀리는 생명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나누며 사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회복의 시간을 보냈다.

도너패밀리 “하늘로 떠난 기증인이 선물해 준 소중한 시간”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이번 여행에 참여한 뇌사 장기기증인 故 이승준 군의 어머니 윤정원 씨는 “공교롭게도 5월 25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라며 “하늘나라에 간 승준이가 엄마,아빠를 위해 선물해 준 것 같은 귀한 여행을 하게 됐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2009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세 명에게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故 문준호 군의 아버지 문병철 씨 역시 “첫째 아이를 떠나보낸 뒤 가족과 여행을 떠날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다”라는 마음을 전하며 “이번 여행을 통해 오랜만에 가족과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어서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도너패밀리는 사랑하는 가족의 생명나눔이라는 숭고한 결정으로 타인의 삶을 살렸지만, 여전히 깊은 상실의 아픔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GKL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여행이 유가족들에게 마음의 쉼표를 선사하고, 삶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