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오개(1451호)“하나님의 본성은 바로
▨… “하나님의 본성은 바로 낭비입니다. 하나님은 얼마나 많은 일출과 일몰을 만들고 계십니까? 오 나의 주님. 당신은 영광스러운 낭비입니다! 노을이 밤 속으로 들어가면 석양은 사라집니다”(골짜기의 샘. 레티 카우만). 레티 카우만은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남편 찰스 카우만의 병상 곁에서 규칙적이고 깊은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더욱 깊이 경험하면서 일 년 365일의 묵상집을 기록해 냈다.
▨… 5월의 마지막 날,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막 14:3) 라는 복음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베다니의 마리아가 한 행동을 자발적인 낭비라고 표현하며 “주님의 발에 부은 향유가 낭비인 적이 있었습니까? 영원(永遠)이 그 질문에 대답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낭비, 영광. 하나님의 사랑을 역설적인 단어로, 어쩌면 이렇게도 아름답게 표현하며 고백할 수 있을까.
▨… “그녀가 예수께 향유를 부어드린 일은, 힘을 다하여, 인간이 할 수 있는 절대 한계치까지, 더 이상 할 수 없을 정도였기에 주님께서는 마리아의 행위를 자신의 십자가 옆에 나란히 놓으셨다.”라는 깨달음과 감동은 그녀의 내적 통찰에 머물지 않았다. 동경 성서학원을 졸업한 제자 정빈과 김상준의 귀국길에 남편 찰스, 그리고 동역자 길보른과 동행 조선의 수도 한성(漢城)을 방문함으로(1907.5.2.) 동양선교회의 조선 선교가 시작되었다.
▨… 도시의 중심가인 무교정 대로변에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대지와 건물을 매입하여(1909.5) 신성결장막이라 불렀다. 그리고 이곳에 낡은 집을 헐고 새로운 건물을 지었는데(1912.3.31.) 이 일에 레티 카우만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유산 ‘일만 환’을 헌금하였다. 이것이 한국성결교회 최초의 예배당 건축이었다. 누군가가 ‘레티 카우만의 낭비’라고 하면 우리 성결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 십자가는 거룩한 낭비, 즉 황홀한 포기를 무시하지 않는다. 십자가의 자기 포기적인 사랑 안에서 이성과 황홀경이, 그리고 도덕적 순종과 거룩한 낭비가 결합 된다(폴 틸리히 새로운 존재). 119년을 맞는 성결교회가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가우만(값價 벌레禹 넉넉할滿 / 카우만). “벌레만큼의 값으로 헤아려 주신다 하여도 넉넉한 은혜입니다.”라는 겸손한 이름 앞에 부끄럽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