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26명 ‘십자가 순교’ 그곳에서…
성결전도왕 등 36명 참여 일본 나가사키 일대 순례 잔혹 고문 현장 보며 숙연
전도에 모범을 보이며 영혼구원의 사명을 실천해온 전도왕들이 일본 나가사키 순교지를 순례하며 숭고한 순교신앙을 되새겼다.
지난 5월 14-17일 3박 4일간 진행된 이번 나가사키 순교지 순례는 제118년차 성결전도왕을 비롯해 총회장 류승동 목사, 부총회장 노성배 장로, 총회서기 김요한 목사, 총회본부 직원, 김미영·정민임 일본선교사 등 36명이 참여했다. 전도왕 중 일부는 개인 사정으로 순례에 참여하지 못했다.
나가사키 순례팀은 사흘간 나가사키의 26인 성인기념관, 오우라성당, 시츠성당, 소토메, 운젠 지옥계곡, 처자이별바위, 호코바루 처형장 등 일본 기독교인들의 박해와 순교의 현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웃음으로 시작되었던 여행은 순교지에서 눈물과 기도로 바뀌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일어난 순교 사건은 순례팀에게 더 이상 남의 이야기, 과거의 일이 아니었다. 순교 현장에서 일본의 기독교인들이 처절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배교를 거부하고 순교의 길을 택했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며 마음속으로 ‘주여’를 외쳤다.
첫날 아침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한 순례팀은 버스를 타고 나가사키로 이동해 나가사키침례교회(조은민 목사)에서 수요예배를 드렸다. ‘복음전도가 희망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류승동 총회장은 “영원한 희망인 복음을 전하기 위해 힘써온 전도왕들이 나가사키 순교지에서 복음에 대한 헌신을 되새기고 복음전도의 사명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순례팀은 둘째 날 나가사키의 대표적 순교지인 26인 성인기념관을 방문했다. 이곳은 1597년 6명의 외국인 선교사와 20명의 일본인 신도 등 26명이 순교한 니시자카 언덕에 건립된 자료관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에 따라 선교사와 신자 24명이 붙잡혔고 자발적으로 순교 대열에 합류한 2명까지 26명의 성인은 1,000km를 걸어가 1597년 2월 6일 니시자카 언덕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했다.
셋째 날 방문한 활화산 지역의 운젠 지옥계곡은 배교를 거부한 일본인 신자들이 칼에 온몸을 찔린 채 120도의 뜨거운 화산 열탕에 담금질 당하는 잔혹한 고문을 당하며 순교한 장소다.
니시노소지 공민관 앞묘지에 위치한 ‘처자이별바위’와 여기서 1km 정도 떨어진 ‘호코바루 처형장’에서 순례팀은 숙연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다. 1657년 오무라 동굴에서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하다 붙잡힌 신자 131명은 가족, 친척들과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고 형장에서 4열로 줄을 지어 무릎을 꿇은 채 참수형을 당했다. 순교자들은 한 마디의 신음도 내지 않고 묵묵히 죽음을 맞이했다.
이번 나가사키 순교지 순례는 복음을 위한 희생과 헌신을 재다짐하는 기회이면서 쉼과 회복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해발 333m 이나사야마 전망대에서 나가사키의 아름다운 불빛을 감상하고 일본의 기독교 박해를 배경으로 한 소설 침묵의 저자 엔도 슈사쿠 문학관, 오바마 온천마을 등을 둘러보았으며 족욕과 온천으로 순례의 피로를 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