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산불 등 중대재난, 교계 능동대처 큰 힘”

한교봉-한교총-NCCK 세미나 “트라우마 주민 위로가 우선 피해접수 돕는 역할 등 필요 지역 연합회 차원 매뉴얼도”

2025-05-07     김준수

한국교회가 교단과 기관, 지역을 넘어 영남지역 산불 피해복구와 이재민들을 위로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들을 논의했다.

한국교회봉사단은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함께 지난 4월 28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영남지역 산불 피해복구 한국교회 라운드테이블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모임에는 우리 교단을 비롯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 관계자들과 경북·경남·안동시·산청군·영덕군·영양군 의성군·청송군·하동군기독교연합회 등 산불 피해 지역 기독교연합기관이 참여했다.

이날 공개된 영남 지역 7개 시·군 기독교연합회 피해 현황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우리 교단과 예장통합·합동·백석·고신·합신·기감·기장·기침 소속 175개 교회와 607가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가 전소된 곳만 하화·매정·성지·덕봉·새벧엘·목계·석동·어천·빛과소금교회 등 12곳에 달했다. 또 교인들의 집이나 운영 중인 축사, 과수원, 양봉장 등 농업시설 등 2,000여건의 피해가 보고됐다. 

이어 고성(2019년)과 울진(2022년) 산불피해 현장에서 활동한 교회의 사례가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강석훈 목사(속초중앙교회)는 고성·속초 산불 초기대응부터 지역공동체 회복에 이르기까지 지역 거점교회의 역할을 조명했다. 강 목사는 “산불 피해로 트라우마에 빠진 주민들을 직접 방문해 위로하고 기도하는 일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의 필요를 살피고, 마을회관에 임시 거주 중인 주민들을 찾아가서 피해 접수를 돕는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목사는 “국가적 재난 발생시 한국교회와 거점교회가 유기적으로 연계해 거점교회나 지역 기독교연합회가 주도적으로 대처할 때 마을공동체가 회복되고, 마을 전체에 선교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상규 목사(평해감리교회)는 2022년 발생한 울진지역 산불 복구 과정을 함께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소개했다. 당시 울진기독교연합회와 한국교회봉사단은 단기 사역으로 긴급 구호성금과 물품을 피해 교회에 전달한 한편, 중장기 사역 차원에서 일대일 매칭펀드를 조성해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의 기초를 놓거나 다목적 관리기를 구입해 어르신들의 밭 관리를 돕고, 마을 공유냉장고와 이불빨래방 등으로 홀몸 어르신들을 지원했다. 또 사랑의 집짓기 운동으로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에게 54채 주택도 공급했다.

이 목사는 “재난 발생 시 각 지역 기독교연합회에서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며 “한교봉에서 자원봉사 목록을 작성해 자원봉사단을 구성할 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 3월 열흘간 계속된 영남지역의 대형 산불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교회와 지역사회에 복구지원 성금을 기탁한 데 이어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에도 각각 5,000만 원씩 전달했다.

지난 4월 28일 기감 감독회장실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예장통합 김영걸 총회장과 예장합동 김종혁 총회장을 반갑게 맞이한 김정석 감독회장은 3월에 일어난 대형 산불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교회 상황에 안타까움을 전하고 28일 대구에서 발화한 산불 소식을 언급하며 교회의 피해가 또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예장통합 김영걸 총회장이 재난에 의해 당하는 교회와 성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복구를 위해서도 마음을 합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숫자로 5,000만원이지만 그 의미와 가치는 수십억 원 혹은 그 이상일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예장합동 김종혁 총회장 역시 김영걸 총회장과 같은 마음이라며 국난에 세 교파가 힘을 나누는 일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