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교재 한 권이 아이들의 인생을 바꿉니다”
인도네시아서 복음의 ‘밥’을 짓는 최지현 선교사 교회학교 교재 번역·보급 통해 오지까지 복음 심어
“복음을 전하는 교재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컬러로 된 성경공부 교재를 처음 봤을 때,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뛰었습니다.”
청소년 시절,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처음 접한 컬러 시청각 공과는 최지현 선교사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당시 대부분의 공과는 흑백 인쇄에 문자 위주였던 시절, 시각 자료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깊은 감동이 되었다. 그때의 감동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교재 디자이너’라는 분명한 소명으로 이어졌고, 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와 대학원 과정을 통해 실제 교단 공과 집필진으로 활동하는 열매를 맺었다.
그러나 2004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인도네시아로 떠나게 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당시 사역하던 서부교회(임채영 목사)의 파송을 받아 예장통합 인도네이사 열린교회(김용구 목사) 부교역자로 부임하긴 했지만, “내 꿈은 끝났구나”라는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셨다.
“현지에서 언어 연수와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이끌어주셨어요. 그리고 마침내 제이라이스(J-RICE)가 세워졌습니다.”
제이라이스는 ‘Jakarta Research Institute for Christian Education’의 약자로, ‘복음의 밥을 짓는 연구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복음을 밥처럼 누구나 먹을 수 있게, 인도네시아 상황과 수준에 맞는 콘텐츠로 잘 지어 전달하자”는 선교적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이 연구소를 통해 최 선교사는 다시 본래의 소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현재 토비아출판(강신덕 목사)으로부터 제공받은 교재를 번역·출판해 인도네시아 현지 교회학교, 오지 마을, 쓰레기마을, 고아원, 공부방, 이동도서관 등에 보급하고 있다. 컬러링북과 같은 교재는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단순한 성경교육을 넘어 인도네시아어 학습 교재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특히 히잡을 쓴 무슬림 교사가 <예수님이 말씀하시니>라는 교재로 수업한 사건은 그에게 큰 충격과 감사로 다가왔다.
이외에도 단기선교팀과 협력하여 고아원, 빈민촌, 쓰레기마을 등의 사역지를 연결하고 있다. 그가 복음을 들고 찾아가는 ‘쓰레기마을’은 그 이름 그대로 폐기물과 파리로 가득한 곳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도시락 한 끼와 교재 한 권에 큰 기쁨을 누리며 자라고 있다. 최 선교사는 단순히 책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 교재를 통해 다음세대를 세우고 있다.
“저도 컬러 공과를 통해 말씀에 헌신된 자가 되었듯, 인도네시아의 아이들도 그 복음의 밥을 먹고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자라나기를 소망합니다.”
최근에는 고아원 아이들을 한국에 초청하는 사역도 추진 중이다. 여권과 비자 문제, 미혼모 자녀 문제 등 복잡한 행정 절차 속에서도 아이들은 일주일에 세 번씩 금식하며 기도로 준비 중이다.
선교란 결국 함께 ‘밥을 짓는 일’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어느 누구에게나 먹히도록, 그 문화와 상황에 맞춰 사랑으로 잘 지어 전하는 것. 최지현 선교사의 삶은 그 밥상 위에 조용히 올라온 한 그릇의 순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