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국가는 어떤 관계인가』

교회와 국가의 충돌, 교인의 선택은

2025-04-23     박종언

최근 한국 교회는 정치적 위기와 극단적 양분화로 요동치는 격랑의 한복판에 있는 듯 하다. 특히 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정치참여에 대한 의견은 한국교회 내에서도 정치 지형만큼이나 극단으로 나뉘고 있다. 

R. C. 스프로울 교수(낙스신학대학교)의 저서 『교회와 국가는 어떤 관계인가?』는 신앙과 공적인 삶의 관계를 근본부터 묻게 한다.

책은 먼저 국가 권력이 어디에 기원을 두고 있는지와 정부의 근본적인 원리와 역할은 무엇인지를 짚는다(1장). 이어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보는 권위의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제시하며(2장), 교회와 국가에는 각각 어떤 고유한 역할과 책임이 있는지(3장)를 알아본다.

그다음 정교분리에 관해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자세하게 훑으며(4장), 국가가 자신의 역할을 망각하고 부패할 경우(5장)도 짚어 본다. 마지막으로 교회와 국가가 갈등할 때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6장).

『교회와 국가는 어떤 관계인가?』는 성경의 시선으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차분히 짚으며, 기독교인이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안내한다.

실제로 스프로울 교수는 책에서 “초대 교회는 세속 정부가 다스리는 여러 나라, 족속, 민족에게 복음을 들고 나가는 선교적인 교회가 되었다. 그리스도인은 교회가 퍼져 나가는 곳마다 자신들이 로마 제국, 고린도의 관리, 지역 당국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며 “수 세기 동안 교회는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 신중히 고찰해야 했고, 특히 그 사회가 공식적으로 기독교적 세계관을 표방하지 않을 때 더욱 그러했다.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성경적 관점에서 이해하려면 우리는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1장 공권력)고 조언한다.

또 그는 현대를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에게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세속 국가와 교회 사이의 이러한 충돌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 세계 역사를 들여다봐도 정부가 그리스도의 교회를 억압했던 예가 부지기수라서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대로 저항해야 하지만, 또한 하나님의 주권을 믿고 평안히 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분이 자신의 교회를 세우실 것이고, 따라서 그 나라는 영원할 것이기 때문이다.”(4장 국교)라고 답한다.

짧지만 깊이 있는 책의 내용은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경건한 분별력을 다시 일깨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