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어순 포기하고 성경원문에 충실”
성서공회 ‘새한글성경’ 심포 “스마트폰 익숙한 세대 맞춰 하나의 긴 문장을 나누어 굉장히 간결한 단문으로”
대한성서공회(사장 권의현)는 지난 4월 8일 영락교회 본당에서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발간한 『새한글성경』의 보급과 활용방안을 모색했다. 『새한글성경』은 대한성서공회가 한국교회와 다음세대를 위해 발간한 공인역 성경으로 12년 간 각 교단의 성서학자 36명과 국어학자 3명이 연구와 논의 단계를 거쳐 지난해 번역을 완료했다.
특히 성경 원문의 구조와 어원, 어순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정확하고 명료한 표현으로 가독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해라체’와 ‘반말체’를 적절히 사용했고, 문학 장르에 따른 다채로운 문체를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심포지엄에서는 『새한글성경』의 번역 특징과 다음세대를 위한 실제적 적용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히브리어 성경 원문의 단어 구조를 최대한 반영해 이해하기 쉽게 번역했다는 점에서 『새한글성경』의 활용 가치가 높이 평가됐다.
언어학적 관점에서 구약 번역의 특징을 분석한 김동혁 교수(연세대 신대원)는 “히브리어와 한국어 간 어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문장 내 도치를 적극 활용한 점이 혁명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기존 역본들은 한국어 어순에 맞추느라 우리말 문장은 자연스러웠지만, 원문의 사고 흐름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새한글성경』은 자연스러운 어순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원문의 생각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신약 번역의 특징을 발표한 박형대 교수(총신대 신대원)는 『새한글성경』 신약 번역의 특징을 저본, 문법, 표현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박형대 교수는 번역 작업을 회고하며, “ 『새한글성경』은 단순히 젊은이들의 언어 감각에 맞춘 성경이 아니라, 원문에 더욱 충실한 성경으로 평가된다”며 “다음세대가 이를 통해 하나님을 배우고 더 경외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해온 수고를 열 번 더 하라고 하더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미디어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다음세대를 위한 활용방안도 나왔다.
이수인 교수(아신대)는 “짧고 간결한 문장들을 사용해 이독성(Readability)을 높인 것은 스마트폰과 디지털매체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최적화된 전략”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새한글성경』의 문장을 기존의 번역본들과 비교해 보면 하나의 긴 문장을 단문으로 나누어 번역해 문장이 굉장히 짧고 간결해 졌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또 “종이책을 넘어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며 지금은 각 시대의 매체 안에 변치 않는 말씀의 본질을 담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