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희 장로의 회심과 신유사역 ④

2025-04-23     허명섭 목사(시흥제일교회)

박동희는 변화된 아내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아내가 각종 질병에서 깨끗이 고침 받았을 뿐 아니라 생활습관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보였던 것이다. 부잣집 출신의 엘리트였던 아내는 사치하는 것을 좋아했다. 남편의 사업이 망하여 가정 형편이 무척 어려웠지만 분수에 맞지 않게 돈을 쓰던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그런데 예수를 믿고 난 후 옛 사람의 욕망에서 나오는 악한 습관들이 고쳐진 것이다. 
박동희는 교회에 나가면서 거의 중독 수준에 이르렀던 술과 담배를 끊었다. 하지만 엘리트 출신의 초신자에게 교회 내의 많은 것들이 믿음의 걸림돌이었다. 목회자들의 설교도 못마땅하고, 덕스럽지 못한 몇몇 직분자들의 태도에도 거부감을 느꼈다.

불평과 불만의 영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최선을 다해서 잘 믿으려고 노력했다. 치열한 영적인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단순하게 믿자. 따질 것 없다. 미련하게 믿자!” 그 와중에 그가 세운 믿음의 원칙이었다. 육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붙잡았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셨다. 예수 믿기 전, 그는 ‘술만 먹고 죄 짓다 보니 간도 나빠졌고, 대변을 봐도 본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님이 아내의 손길을 통해 그의 굳어진 간과 장출혈을 치유하시고 건강을 찾게 해 주셨다. 

이때부터 박동희는 자신이 예수를 믿게 된 동기를 전하며 많은 사람을 주께로 인도했다. 처음에는 1-2분도 기도하지 못했지만, 아내를 따라 금식기도와 밤샘기도를 다니면서 기도의 세계도 깊어졌다. 무엇보다 아내의 기도를 통해 수많은 불치병자가 고침 받는 모습을 보면서, 담대하게 주님의 이름을 전했다. 

하루는 말기암으로 자포자기한 선배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제 아내가 기도할 때 병이 잘 낫습니다.”라며 선배를 전도했다. 선배는 아내의 기도를 받고 3주만에 완치되었다. 그러자  물려 받은 유산이 많았던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내 주치의가 되어 주게. 자네와 자네 부인이 이 일을 하자면, 급한 빚은 내가 갚겠네. 전셋집도 하나 알아보고, 전화도 있어야 되겠네” 사글세 주인에게 소고기 두 근만이라도 사 드리고 이사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전세로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가정 형편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고 경제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는 여기저기에 이력서를 내고, 조그마한 사업이라도 해보려고 애를 썼으나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채권자들은 하루가 멀다고 졸라댔고, 라면 한 개로 한 끼를 해결한 적도 있었다. 고난은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하였다. 

어느 날 동두천에 있는 작은 기도원으로 갔다. 그곳 골짜기에 삼각 지대가 있어서 바위 위에 방석을 놓고 기도하고 있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환상 중에 그의 품에 지구를 안겨 주셨다. 품안의 지구는 한 손아귀에 들어올 정도였다.

삼각산에 7일 동안 꼬박 눈을 맞으며 기도할 때에도, 이후에도 여러 차례 동일한 사인을 보여주셨다. 온 세계에 복음을 전하라는 환상이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자칫 하나님의 손에 붙잡혀서 세상 일도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조준 목사님이 유명하고, 조용기 목사님이 유명하고, 이천석 목사님이 유명한데 그런 일은 그분들이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자 하나님이 “너도 해야 한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멋진 양복 차림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 설교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저는 아니에요’라고 그는 소리쳤지만, 주님은 ‘네가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강권하셨다. 

그때 부르심의 확신이 들었고, 이후 각종 치유의 은사도 나타났다. 하지만 빚쟁이라는 자격지심과 남자라는 체면에 눌려 선뜻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퇴하심이 없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