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총회교육원 신임 원장 임채영 목사(서부교회)

“성결목자 ‘뿌리’ 알리되 세계로 가는 ‘날개’ 달아줘야” ‘교회성장학’ 아닌 새로운 목회철학 필요 다른교단 사례 참고해 ‘목사 재교육’ 준비

2025-04-23     황승영

한국교회의 목회 철학이 변화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기존의 교회성장학을 넘어 새로운 목회 철학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총회교육원은 목회자 재교육과 보수교육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변화하는 목회 환경 속에서 AI 설교, 팬데믹 이후의 교회 운영 방식, 그리고 차세대 목회자를 위한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신임 총회교육원장 임채영 목사가 구상하는 목회자 교육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 살펴본다. 기존 교육 시스템과의 차이점, 현장 중심 교육의 필요성, 그리고 차세대 목회자들을 위한 지원 방안까지, 앞으로 교단의 교육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자세히 알아본다.  

Q. 취임을 맞아 어떤 각오로 이 사명을 감당하고자 하나.

교단의 교육을 책임지는 귀한 사역을 부족한 사람이 맡게 되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동시에 설레임도 있습니다. 저도 교단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좀 더 좋은 목회적인 환경을 물려주는 일이 필요하고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필요한 일이 목회철학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목회철학은 교회성장학이었습니다. 7-80년대에는 이 목회철학이 나름대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아직도 우리는 과거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성장학은 대부분의 목회자들을 실패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목회철학이 필요합니다. 저의 임기 동안 이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Q. 지난 정책세미나에서 목사교육 재개를 논의했고, 역대 교육원장 간담회에서도 목사안수 후 10년차 의무교육 논의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나.

전통적으로 서구사회에서 전문가는 의사와 법조인, 그리고 목회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이기에 전문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학부가 아니라 학부를 마친 후에 소명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전문가 과정을 마쳐야 이 일을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 전문가 그룹에 꼭 필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윤리 규정이고, 다른 하나는 보수교육입니다. 윤리 규정은 중요합니다. 전문가에게는 사회법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전문가로서의 윤리 규정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이 규정은 사회법보다 더 엄격합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더 윤리적이어야 하고 사회법이 아니라 윤리 규정에 따라 판단하고 처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교단도 이미 윤리 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윤리 규정을 교육해야 하고 또 언젠가는 법제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수교육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전문인들은 계속해서 교육을 이수하고 있는데, 목회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목회자 재교육이 시급하고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미 다른 교단에서는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연수교육’ 명칭으로 목회자는 목사안수를 받은 기점으로 매 5년 주기로 ‘정회원 연수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장 고신총회는 1985년 제35회 정기총회에서 ‘하기 목회자 대학원’을 시작으로 1995년 제45회 총회에서는 3년마다 1회 의무교육 과정으로 개편하고, 2010년부터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시즌에 목회대학원을 개설해 깊이 있는 성경연구가 가능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다른 교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시스템을 연구해서 우리 교단의 현실에 맞는 보수교육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꼭 필요한 일이기에 모든 동역자들과 함께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Q. 목사교육 시범적 시행 실행방안이 있나?

아직은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우선 급변하는 시대적 이슈들에 대한 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해석이 필요하기에 이런 이슈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학설과 해석들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교육이 필요한 세대는 우리같은 나이든 세대인데 이분들에게 교육을 받으라고 하면 제가 쫓겨날 것 같아서...(웃음) 일단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10년차까지의 목회자들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Q. 목회 환경이 팬데믹과 AI 설교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총회교육원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인가.

급변하는 사회를 교회가 따라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또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변하지 않는 진리를 든든히 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회를 따라가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를 신학적으로 해석함으로 사회를 회복시키는 데에 목표를 두려고 합니다.

교회와 사회는 배와 물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배가 뜨려면 물이 있어야 하지만 그 물이 배 안으로 들어오면 배는 가라앉게 됩니다. 특히 AI를 목회에 접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교는 묵상에서 오는 것이지 검색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AI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은 전문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전문가입니다. 형식을 빌어올 수는 있지만 내용까지도 AI에 의존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목회자의 영성은 급하게 돌아가서 어지러워하는 이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아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전도사 교육에서도 그룹토의와 선택강의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기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어떤 변화가 예상되며,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전도사 교육은 우리 교단의 미래를 이끌고 갈 다음세대 목회자들이 우리 교단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곳입니다. 이 교육을 통해 전도사들에게 교단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저는 성결교단에서 목회하겠다고 자원해서 오는 후배들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이들에게 가능한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강사진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교단을 넘어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하려고 합니다. 강의도 선택강의를 만들어서 다양성과 전문성을 더하려고 합니다.  

Q. 전도사·목회자 교육 모두에 있어 ‘현장 중심’이 강조되고 있다. 총회교육원 차원에서 ‘현장성’ 있는 교육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젊은 목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거의 모두가 ‘예배와 설교’라고 합니다. 목회 현장에 나갔을 때 당장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이 부족하기에 충분하지는 못하더라도 현장에 필요한 교육을 늘리려고 합니다. 설교와 예배에 관해서도 그냥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 기간 동안 설교 멘토와 함께 설교를 준비하는 경험을 갖게 하고 예배도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게 하려고 합니다.

Q. 총회교육원이 다음세대 목회자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민 중인 것이 있다면.

유대인 교육 철학 중에 ‘뿌리와 날개’ 라는 말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다음세대를 교육할 때, 먼저 하는 일이 ‘뿌리 교육’입니다. 유대인이 누구인지를 알게 함으로 유대인으로 살게 합니다. 그리고 ‘날개’입니다. 그리고 그 유대인 됨이 족쇄가 되지 않도록 날개를 달아주어 날아가게 합니다. 이 철학이 오늘의 유대인 공동체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단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뿌리와 날개’ 교육이 필요합니다. 성결교회의 목회자 됨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게 하고 그 위에 날개를 달아주어 날아가게 해야 합니다. 마치 6-70년대 전국을 다니며 부흥회를 인도하며 복음을 전했던 선배 부흥사들처럼 우리 교단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더 나아가서는 세계 교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이 나올 수 있도록 계속해서 이런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그 일의 작은 부분을 우리 총회교육원이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입니다.

Q. 끝으로 교육원장으로서 향후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비전이 있으시다면.

그동안 역대 원장님들의 수고로 이제 총회교육원이 교단 교육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교단이 정체 상태임을 다 알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성장하려면 전문적인 목회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각각의 교회가 처한 목회적인 상황에 대한 분석,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성장을 보여준 교회들의 목회 방법론을 분석하고 연구해서 같은 환경에 있는 교회들과 공유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연구소를 교육원 안에 두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하여 교단적인 지원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