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가 있는 동원요양원, 천국에 온 듯"

경기 화성 봉담읍 ‘동원요양원’ 임종실-통유리 등 과감한 투자

2025-04-16     황승영
동원요양원 예배 장면.

지난 4월 13일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동원요양원(원장 조수현). 45명의 노인이 머무는 이곳에 찬양이 울려 퍼졌다. 70-90세로 보이는 노인들은 즐겁게 찬양도 부르고, 설교 시간에는 ‘아멘’도 크게 외쳤다. 

이 요양원은 매주 주일 오전 10시, 입소 어르신과 직원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30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예배시간은 어르신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 한 할머니는 “매주 예배를 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예배할 수 있어서 이곳에 입소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예배에 대한 호응도 높다. 원래 예배시간이 오전 11시였지만 10시 전부터 어르신들이 예배실 앞에서 기다리는 바람에서 어쩔 수 없이 예배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조수현 원장은 “삶의 마지막 단계에 다다른 어르신들에게 예배는 천국에 들어가는 정거장과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 어르신은 요양원에서 복음을 접했다. 평생 불교 신자였으나 지금은 자기 아들까지 전도할 정도로 적극적인 신앙인이 됐다. 

임종실: 영혼의 위로를 잇다  
지난해 1월 개원한 동원요양원은 입소 어르신들의 영적 안식과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기독교형 모범 요양시설’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요양원에는 어르신의 천국 환송을 위한 임종실이 별도로 있다. 1층 예배실 옆에는 존엄한 죽음을 위한 전용 임종실이 꾸며졌다. 가족이 동반할 수 있도록 넓게 설계했으며, 임종 시에는 찬양을 틀고 기도로 마지막을 정중히 보내준다. 조 원장은 “죽음도 삶의 일부이고, 편안히 천국으로 가는 길을 돕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임종실을 설치한 의미를 설명했다.   

첨단 설계로 입소자 편의 극대화
예배실과 임종실 뿐만 아니라 시설 자체도 요양원의 기준을 재정의했다. 3m 너비의 복도, 2.7m의 높은 천장, 통유리 창으로 채워진 밝은 실내는 답답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넓은 방과 높은 층고, 환기 시스템, 통유리 창문을 갖춘 쾌적한 시설을 제공한다. 모든 공간은 바닥 온돌 시스템이 적용되어 따뜻한 환경을 유지하며, 실시간 환기가 가능하다. 또 원적외선 효과가 있는 황토 마감으로 추위에 떠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배려했다.

원장의 손길에서 피어나는 ‘집 같은 돌봄’  
조수현 원장은 직접 미용 가위를 들고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한다. “머리 자르다 보면 어르신들이 속마음을 털어놓으세요. ‘아침 죽이 좀 짜다’ ‘목욕탕 물이 뜨거워’ 같은 이야기들이 오가죠.” 
그가 매일 확인하는 식단은 제철 재료로 짜여 있으며, 치즈케이크와 과일 간식까지 꼼꼼히 챙긴다. 어르신들이 입소 전보다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물리치료실과 치매전담실도 운영하고 어르신들의 뇌활동을 돕는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웃음치료, 노래교실, 산책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의 이런 배려는 10년 넘게 발달장애인을 위한 무료 승마 치료를 해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잘 먹고, 걷고, 놀게 하자” 직원 교육 철학  
직원 교육에도 남다른 철학을 적용한다. 매일 아침 15분간 ‘말 한마디가 어르신 마음에 남는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소통 훈련을 진행한다. 조 원장은 “경력보다 마음이 먼저다”라며 “어르신이 밥을 남기면 요양보호사가 직접 이유를 물어보고, 식단을 조정한다”고 강조했다. 주 3회 진행되는 원예·음악 치료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의 표정을 밝게 만드는 비결이다.  
이 요양원은 동원유제 조동원 회장이 70억 원의 사재를 털어 건립했다. 조 회장은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모습이 최고의 보상”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조수현 원장은 “하나님이 보내주신 직원들과 함께 이곳을 ‘땅 위의 천국’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