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극복하는 교회-강림교회 실버대학
"수요일은 교회 가는 날" 어르신 70여명 몰린다 건강관리-안전교육 등 눈높이 강의 댄스수업-열린음악회도 큰 호응 13년째 기도중심 운영 원칙 지켜 군에서 운영 중학교 과정도 맡아 주민 섬기는 사역 자연스레 넓혀
강원지방 강림교회(신기순 목사)가 자리 잡은 강원도 횡성군 강림면은 2025년 2월 기준 인구 1,748명이 생활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60세 이상 인구(1,162명)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된 지역이기도 하다.
신기순 목사는 2002년부터 강림면에서 청소년과 노인을 위한 사역을 펼쳐왔다. 교회 부임 당시부터 하나님께 받은 비전을 따라 방과후교실, 축구와 족구 등 스포츠 선교에 집중했고,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와 실버대학, 컴퓨터교실 등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특히 2012년에 시작한 ‘강림 실버대학’은 올해로 13년째 강림면 어르신들에게 삶의 활력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종교시설인 교회에서 실버대학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일부 반발과 민원도 있었지만, 꾸준한 섬김과 진심 어린 기도로 지금은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운영되는 실버대학은 평균 70여 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며, 강림면의 대표적인 노인복지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신 목사는 실버대학을 시작하면서 기도 중심의 운영을 원칙으로 세우고 지켜왔다. 초기에 다소 어색해했던 어르신들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기도에 “아멘”으로 화답한다.
실버대학의 강좌는 어르신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구성되어 있다. 건강관리, 안전교육 등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취미 및 여가 활동도 놓치지 않고 있다.
강림 실버대학은 올해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을 맞이하고 있다. 봄 학기에는 영양교육, 금연·절주 교육, 폭염 대비 교육으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적극 도울 예정이다. 매년 봄·가을 소풍으로 참가자들이 계절을 만끽하며 우정을 다지는 기회도 제공한다. 2학기에는 실버댄스 수업과 함께 환경교육, 그리고 매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강림실버 열린 음악회’가 예정되어 있다.
부학장 진진웅 어르신(86세)은 “강림실버대학이 있어 행복한 수요일이었고, 기다려지는 수요일이다”라고 말했다. 노래반장을 맡고 있는 김옥환 어르신(78세)도 “노래를 배우는 시간은 함께 배우면서 부를 수 있도록 해줘서 모두들 좋아하고 있다”며 실버대학의 흥겨운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강림 실버대학은 신 목사와 함께 문계종 사모라는 든든한 동역자를 통해 더욱 꽃피우고 있다. 실버대학의 실무를 총괄하는 문 사모는 “어르신들이 실버대학 활동으로 외로움과 고독감을 해소하고, 삶의 가치를 새롭게 찾고 있다”며 “특히 다양한 활동으로 정서적 안정을 얻는 등 사회적 기능이 향상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복음을 선포하거나 전도를 하지는 않지만 실버대학을 통해 교회와 자연스럽게 접촉한 어르신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결과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 목사는 “처음에는 부담을 느꼈던 어르신들도 몇 년간 교회에서 활동하며 친숙해지고, 결국 신앙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실버대학이 교회와 지역사회 사이의 소통창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림교회는 실버대학 외에도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귀농·귀촌을 원하는 도시민들에게 지역의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하는 일을 비롯해 횡성군이 운영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성인문해교육 담당기관인 ‘횡성 소망이룸학교’ 교감도 문계종 사모가 맡고 있다. 강림 실버대학이 바탕이 되어 어르신들을 섬기는 마음이 강림면을 넘어 횡성군까지 넓어진 셈이다.
특히 소망이룸학교는 강원도 최초로 중학교 졸업과정까지 운영하고 있어 어르신들에게 학습 기회와 성취감을 제공하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강연식 어르신(87세)은 “한글반에서 중학교 3학년 과정까지 마쳤고, 덕분에 활기차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문 사모는 “이곳에서 공부하며 인생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행복을 위한 사역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기순 목사는 “지역 교회들이 실버대학과 같은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효과적인 전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섬기며 어르신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