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44)세계선교 새 활로 구하자
한국교회의 교세가 감소하면서 해외선교 역시 위축되고 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지난 3월 12일 발표한 ‘2024 한국선교 현황 보고’에 따르면, 171개국을 대상으로 한국 국적 장기 선교사 21,621명과 단기 선교사(선교단체 소속) 516명, 그리고 한국 선교단체가 파송한 타 국적 선교사 986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 선교사 수는 2020년 168개국 22,259명, 2021년 167개국 22,210명, 2022년 169개국 22,204명, 2023년 174개국 21,917명이었다. 아직은 소폭이지만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선교사의 고령화와 신규 유입 감소다. kriM 홍현철 원장은 “2024년 평균 연령은 53.9세에 가깝다. 최근 30, 40대 감소로 10년 안으로 선교 리더십, 각 선교 영역에 핵심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40대 리더십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선교의 핵심 인력에 동참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인세계선교사회(KWMF)는 2년 전 “10년 후에는 1만여 명의 선교사들이 은퇴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현 전체 선교사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엄청난 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선교의 모판인 교회들이 오랜 기간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가 저출산·고령화, 자연 은퇴와 중도 포기 등의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대안부터 하나씩 찾고 실행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면 어떨까. 먼저는 은퇴 선교사들의 ‘제2의 사역’을 적극 장려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평생 헌신하고 은퇴한 이들에게 다시 사역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안타깝지만, 평균 수명이 늘어난 지금 예전과 같은 은퇴 시기를 무조건 고수하는 것도 오히려 문제일 수 있다.
은퇴 선교사들은 이미 복음 전파에 삶을 헌신하고,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식도 갖췄으며, 오랜 세월 검증까지 받은 이들이다. 날로 발전하는 의학과 기술의 도움을 받으면 분명 예전 못지 않게 사역할 수 있는 분야들이 있을 것이다.
한인 디아스포라도 있다. 약 73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한민족 디아스포라는 그 수도 많거니와, 약 193개국에 분포돼 있어서 그야말로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엄청난 자원이다. 이주민들도 선교 잠재력이 크다. 이번 국내에 들어온 이주민들, 특히 유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나라에서 차세대 지도자 역할을 하게 될 이들이 많다. 이들을 전도하고 훈련시켜 자신의 나라로 돌려보낸다면, 저비용 고효율 선교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전문인 선교사들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굳이 전적으로 헌신된 장기선교사가 아니더라도, 직업 또는 사업에 충실하는 동시에 선교사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은 많다. 이러한 전문인선교사들은 특히 기독교 박해국가에서는 오히려 더 복음 전파에 유리할 수도 있다.
선교사들에 대한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 물론 선교 헌신자들이 물질에 얽매여서도 안 되겠지만, 물질적 염려 때문에 위축되거나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 절대로 좌절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새로운 길은 있으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구하면 그 길은 열리게 돼 있다.